이 선거는 여러모로 민주주의 선거제도에 못 미치는 제한적인 선거였다. 우선 입법의원 90명 중 45명은 미군정이 지명해 관선으로 뽑혔다. 나머지 민선의원 45명도 동·리 단위에서 면·군·도 단위까지 4단계에 걸친 간접선거를 통해 선출됐다. 따라서 남조선과도입법의원은 형식상 입법기관이었지만 제대로 된 선거로 선출되지도 못했고 그 때문에 입법권도 올바르게 행사하지 못했다.

한편, 통일정부 수립을 위해 설치된 미소공동위원회가 1947년 8월 12일 완전히 결렬되자, 미국의 주도 아래 유엔은 10월 14일 남북한 총선거를 통한 통일정부 수립을 결의했다.

하지만 소련군정은 북한에서의 총선거를 거부했다. 유엔은 다시 1948년 2월 26일 소총회를 열고 총선거가 가능한 지역, 즉 남한만의 총선거를 결정하고 5월 10일 실시했다.

우여곡절 끝에 실시하게 된 이 선거는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이래 수많은 독립운동단체가 지향했던 보통·평등·비밀·직접의 4대 원칙에 입각한 명실상부한 최초의 민주선거였다.

정부 통계에 의하면 유권자 813만여 명 중 784만여 명이 등록했고, 그중 748만여 명이 투표해 95% 이상이 선거에 참여했다. 당시 선거인명부는 유권자의 자진신고 등록제였으며, 만 21세 이상의 국민에게 투표권이 주어졌다. 물론 한계도 있었다. 남한만의 선거였고 제주는 ‘4·3사건’으로 선거가 진행되지 못했다.

사진은 선거 과정을 화보로 설명하는 포스터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 당시 국민의 모습이다. 그때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선거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드러난다. 사진 속의 포스터는 공보부가 발행한 ‘조선화보, 여러분의 대표를 뽑아 국회에 보내시오’라는 제목으로 사진 6장을 ‘등록!’란과 ‘투표!’란으로 구분해 보여주는 선거안내 포스터다. 등록란에는 등록용지 사진과 함께 등록 방법을, 투표란에는 투표 절차를 보여주는 사진 5장과 각 사진에 설명을 달아 투표 방법을 일일이 알려주고 있다.

전성현 동아대 석당학술원 교수

※ 공동기획 : 국제신문·부산시선관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