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2년 4·5월 전쟁 와중 실시

1950년 5월 30일 실시된 제2대 국회의원 선거는 정부 여당 측 인사들의 낙마와 야당 출신의 중도적 민족주의자들의 당선으로 이어졌다. 곧이어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당시 정부는 부산으로 피란한 상태에서 이와 같은 안팎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그동안 미뤄뒀던 지방자치의 실시를 1951년 말부터 추진하기 시작했다. 1952년 4월 25일부터 지방의회 선거가 실시되면서 드디어 본격적인 지방자치도 시행될 수 있었다.

정부수립 이후 최초로 열린 1952년의 지방선거는 4월 25일 시·읍·면의회 의원선거와 5월 1일 도의회 의원선거의 실시로 이루어졌다. 당시 전쟁 중이었기 때문에 서울 경기 강원 전북 등 4개 지역은 선거가 진행되지 못했다. 선거 결과는 17개 시에서 378명의 시의원이, 72개 읍에서 1115명의 읍의원이, 1308개 면에서 1만6051명의 면의원이 선출되었다. 최초의 지방선거는 지방의회 의원만이 선출되었기 때문에 아직도 완전하지 못했다. 완전한 지방자치제의 기틀 마련은 조금 더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사진은 당시 실시된 부산시 제1선거구 복천동 제1투표구의 모습이다. 투표를 위해 이른 아침부터 아이까지 업고 투표소에 나온 국민들의 투표 열기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투표소가 대한청년단 동래구군단부 건물인 점이 주목된다. 대한청년단은 이승만을 총재로 하는 우익청년단이며 국민방위군의 모태로서, 당시 지방선거에 많은 단원을 입후보시켜 자유당 다음으로 많은 의원을 당선시킨 친정부 단체였다. 그런 단체의 단부 건물이 선거장인 것이다. 이처럼 최초의 지방선거에 임하는 정부와 국민의 ‘상반되는 열기’는 남달랐다고 할 수 있다. 

 전성현 동아대 석당학술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