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이 어디 갔지?”
지난 3월 24일 부산 사하구 하단동에 식당을 개업한 A(34) 씨는 어리둥절했다. 개점 축하용으로 세워둔 50만 원 상당의 벤자민 화분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A 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주변 CCTV를 돌려봤다. 영상에는 전동휠체어를 탄 한 남자가 화분을 들고 달아나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범행 시간대와 동선을 파악한 경찰은 몇 차례의 잠복 수사로 이 남자가 사는 부산 사하구 다대동의 아파트를 찾아냈다. 범죄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남자의 집에 들어간 경찰은 당황했다. 화분 도둑 B(53) 씨의 집에는 A 씨의 화분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현관 신발장부터 거실, 방 2곳, 화장실, 베란다, 벽면, 천장까지 집안 곳곳에 훔친 화분이 있었다. 어림잡아 300개가 넘어 보였다. 집 전체가 하나의 식물원 같았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25일 개업 식당의 화분을 집중적으로 훔친 혐의(절도)로 B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B 씨는 13회에 걸쳐 총 190만 원 상당의 화분을 가로챈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B 씨는 “5년 전 얻은 지병으로 장애 3등급을 판정받았다. 원래 운영하던 식당도 접어야 했다. 이후 새로 문을 연 식당을 보면 화가 나 화분을 훔치게 됐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화분을 훔치다 보니 저절로 화분에 대한 강한 집착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절도 횟수가 늘면서 무엇이 고가인지 알게 돼 점차 비싼 화분을 훔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B 씨의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