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맷길지킴이·안내자 등
- 양성 아카데미 4년째 스톱
- 부산시 길 시민모니터링단
- 도심보행길까지 담당 한계
- 제주올레-터키 리시안 길처럼
- 새로운 콘텐츠 만들어내야
공원일몰제 대책과 함께 내년 10월 부산에서 열릴 ‘아시아 걷기총회(ATC·Asia Trails Conference)’의 성공 개최를 위해서는 앞으로 1년여간 조직을 다듬고, 걷기에 이야기를 덧입히는 등 선결 과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갈맷길지킴이 불씨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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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열린 제3차 부산시민길걷기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이 문탠로드~청사포 구간을 걷고 있다. 국제신문DB |
무엇보다 조직을 정비하는 일이 시급하다. 부산시는 지난 10년간 9개 코스, 20개 구간, 총연장 278.8㎞ 규모의 ‘700리 갈맷길’을 조성했다. 길 인프라는 갖춰졌으나, 길을 지키고 걷기를 안내하는 갈맷길지킴이와 안내자의 활동은 지지부진하다. 갈맷길지킴이와 안내자를 양성하는 갈맷길 아카데미도 2014년 이후 운영되고 있지 않다. 지난해부터 부산시는 길 시민모니터링단을 모집·운영 중이지만 단원 70명은 갈맷길을 포함한 도심보행길(구·군별 총 43개 구간) 전반을 담당한다.
반면 제주올레길에서는 올레지기 40여 명과 걷기를 안내하는 길동무 60명 등 100여 명이 상시 활동한다. 모두 자원봉사자로, 매일 한 차례 진행되는 ‘아카자봉(제주올레 아카데미 출신 자원봉사자)과 함께 걷기’ 및 별도의 유료 걷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올레길을 상시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한다.
올레지기와 길동무는 모두 아카데미 과정을 수강해야 하는데 지난 10년간 아카데미 수료자만 1000여 명에 달한다. 제주올레처럼 갈맷길을 지키고 사랑하는 시민 ‘자원’을 적극 발굴하고 유지하는 과제가 남은 셈이다.
■콘텐츠 발굴도 시급
갈맷길의 역사·문화·생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이야기를 발굴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콘텐츠 발굴의 일환으로 다른 세계의 길과 연대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만하다. 제주올레는 공동 홍보 차원에서 ‘우정의 길’이라는 이름으로 세계 여러 길과 함께하고 있다. 지난 29일 ‘아시아 걷기 네트워크(ATN·Asia Trails Network)’ 임시총회 이튿날 제주올레는 11코스(모슬포~무릉 올레)와 터키 남부 리시안길과 우정의 길 협약식을 했다. 리시안길은 터키 남부 지중해 해안 540㎞ 길이로, 수많은 유적과 수려한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길이다. 제주올레는 세계 길과의 연대를 확대하고 있으며, 이날 리시안길과의 협약으로 우정의 길은 종전 8개에서 9개로 늘어났다.
갈맷길도 이런 연대의 길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홍보는 물론 그 길의 새로운 콘텐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가령 오는 10월 ‘세계 걷기총회(WTC·World Trails Conference)’가 열리는 스페인 산티아고는 순례길로 유명하다. 수영 장대골에서 오륜대 성지까지 14㎞에 이르는 ‘부산 순례자의 길’(갈맷길 8코스)과 같은 주제로 연대가 가능하다. 유엔공원 갈맷길(3코스)은 한국전쟁 때 참가한 나라의 트레일과 연대할 수 있다.
㈔걷고싶은 부산 박정애(시인) 길 위원은 “부산의 갈맷길에는 오랜 도시의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걸으면서 들어야 할 부산의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내년 ATC 부산대회를 통해 아시아, 나아가 세계인이 부산 길의 매력에 빠질 수 있도록 길 이야기를 발굴·복원하는 작업에 발 빠르게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