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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핫 플레이스&마스터 <14> 서구 편

옛 영광 간직한 구도심, 새 희망의 파도가 친다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18-06-10 18:43:28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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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안정비 마친 송도해수욕장
- 구름산책로·캠핑장 오션파크에
- 하늘 가르는 해상케이블카 인기

- 산복도로史 품은 천마산산책로
- 탐방길 끝 누리바라기 쉼터에서
- 하늘·바다·산 아우른 부산 감상
- 퇴적암·원시림 절경 암남공원
- 해녀 운영 조개구이촌 필수코스

한때 서구는 부산의 중심을 이루는 주요 축이었다. 일제시대부터 부산의 내로라하는 부자들이 모여 사는 곳이 바로 서구였다. 서구 부민동(富民洞)이라는 이름도 부자들이 모여 사는 동네라는 데서 유래했다. 한때 서구 충무동은 바닷일에 지친 몸을 한 잔의 술로 위로하는 선원들로 가득한 번화가였다. 구덕야구장은 국제신문 주최 화랑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를 보러 온 지역 야구팬의 함성으로 가득찼다. 반면 오늘날 서구는 과거에 비해 이렇다 할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옛 영광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부산의 구도심인 이곳은 한 때에 머물지 않고 다시금 명성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1913년 개장한 송도해수욕장은 부산 최초의 근대식 해수욕장으로 최근 송도구름산책로 개장 등으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사진은 드론으로 찍은 송도해수욕장 전경. 서구 제공
■ 송도해수욕장, 부산 대표 바다로

서구가 자랑하는 관광지 송도해수욕장은 많은 부침 끝에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송도해수욕장은 1913년 7월에 개장한 한국 최초의 근대식 해수욕장이다. 과거에는 부산을 대표하는 휴양지였던 송도해수욕장이지만 해운대·광안리해수욕장이 개발된 후부터는 점차 인기를 잃게 됐다. 게다가 2003년에는 태풍 매미로 심각한 피해를 입어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다시피 했다.

   
송도해수욕장 동쪽 송림공원에서 서쪽 암남공원까지 1.62㎞를 왕복하는 송도해상케이블카. 운행 1년 만에 송도의 명물로 떠올랐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그러나 이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태풍 피해 이후 진행된 연안정비사업으로 자갈마당 같던 백사장은 길이 800m 너비 50m의 넓은 모래사장이 됐다. 2016년 조성된 송도구름산책로는 개장 1년 만에 170만여 명의 관광객이 다녀갈 만큼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에는 86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조성한 오토캠핑장 ‘송도오션파크’가 들어섰다. 사업비 665억 원을 투입한 송도해상케이블카가 개장해 해수욕장 동쪽 송림공원에서 서쪽 암남공원까지 1.62㎞의 하늘길을 내며 명실상부한 해양관광 휴양지로 우뚝 서고 있다.

뿐만 아니라 1월 해맞이 축제를 비롯해 2월 달집축제, 8월 여름바다축제 및 현인가요제, 10월 고등어 축제 등 1년 내내 다양한 행사와 축제가 송도 바다를 들썩이게 한다.

■ 피란민의 애환 스며든 산복도로

서구의 산복도로에 자리한 아미동 비석문화마을은 본래 구한말 일본인들이 화장장과 공동묘지로 사용했던 곳이다. 해방 이후에는 한국전쟁(6·25)으로 피란온 전국민이 부산에 모여들고, 부산시의 판자집 철거정책 등으로 산으로 산으로 떠밀려온 사람들이 희망을 꿈꾸며 일궈온 마을이기도 하다. 아직도 마을에는 공동묘지의 모습이 남아있는 곳이 많다. 버젓이 지어진 집 벽면에 묘비가 박혀 있어 당시 팍팍했던 삶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부산 산동네의 지역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아미동 비석문화마을은 현재 산복도로 르네상스사업과 행복마을 만들기 사업으로 아미동 주민의 마을공동체가 활발히 운영되는 등 각종 커뮤니티 공간이 마련되고 있다. 과거 풍족했던 삶으로의 회귀를 위한 아미동 주민의 여정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비석문화마을을 지나 천마산으로 오르면 천마산 하늘산책로가 펼쳐진다. 서구 아미동에서 초장동에 이르는 천마산로 300m 구간에 자리한 천마산하늘산책로 곳곳에는 산복도로의 역사를 보여주는 다양한 사진을 전시한 야외갤러리가 조성돼 있다. 특히 이곳에 위치한 아미문화학습관에는 대한민국 1세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최민식 선생의 작품을 전시한 최민식갤러리가 자리하고 있다. 최민식 선생은 전쟁과 가난으로 굴곡진 시민의 고단한 삶을 가감 없이 카메라에 담아낸 부산의 대표적인 사진작가다. 그는 ‘인간(Human)’이라는 주제로 근대화 시기 부산시민의 고단한 삶과 힘 없고 소외된 계층의 모습을 가감 없이 카메라에 담아내 세계적인 공감을 얻었다. 최민식갤러리에서는 최민식 선생이 생전에 촬영한 부산의 원도심, 그리고 그 속에서 삶을 영위했던 수많은 부산시민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부산시민을 대상으로 공모해 수집한 총 212점의 사진타일벽화 등이 수놓고 있다.

산복도로 탐방길의 끝에는 ‘누리바라기 쉼터’가 있다. 이곳에 설치된 전망대에서는 산과 바다, 하늘이 어우러진 부산의 진면목을 내려다볼 수 있다. 누리바라기 쉼터는 ‘세상’을 뜻하는 순우리말인 ‘누리’와 ‘바라본다’는 의미의 ‘바라기’를 합쳐 만든 이름이다. 쉼터 입구에는 하늘에서 용마(龍馬)가 내려와 이름이 붙여졌다는 천마산의 유래를 형상화한 말 조형물이 서 있다. 또한 전망대 우측에 세워진 가로 6m, 세로 2.4m의 대형 디자인 가벽(fake wall)에는 송도해수욕장을 비롯해 천마산조각공원 등 서구 10경이 담겨 있어 명소를 찾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 1억 년 전 모습 담은 암남공원

송도해상케이블카의 상부정류장에는 암남공원이 있다.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암남공원은 약 1억 년 전 형성된 퇴적암, 원시림, 100여 종의 야생화와 370여 종의 식물 등 도심에서 보기 힘든 자연생태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원시자연공원이다. 울창한 숲 너머에는 해안선을 따라 바다가 펼쳐지고, 오랜 세월 자연이 깎아 만든 기암절벽이 풍경을 압도한다. 또한 공원산책로 곳곳에는 자리한 아름다운 조각품들은 암남공원의 예술미를 더해준다. 눈이 즐거운 산책을 마치고 공원을 빠져나오면 이곳의 터줏대감인 암남 해녀들이 운영하는 조개구이촌이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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