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정책은 이어가야” 지적

송철호 울산시장이 이끄는 민선 7기 체제가 출범한 지 나흘밖에 되지 않았지만 관광정책 분야에서 벌써 전임 시장 체제 때 야심차게 추진해왔던 주요 시책들을 거의 백지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여론을 적극 반영하면서 주도면밀하게 추진돼야 할 관광정책이 정치적인 논리에 지나치게 빨리 휘둘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송철호 시장직 인수위인 시민소통위원회는 문화예술분과 보고회에서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설치사업 ▷태화강 제트보트와 집라인 운영 ▷태화강 국가정원 추진 ▷울산시립미술관 건립 등 현재 추진 중인 4가지 사업에 대해 재검토 내지 백지화 의견을 냈다고 5일 밝혔다.

앞서 송 시장도 지난 2일 취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들 사업이) 고유의 관광 가치와 콘셉트가 부합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재검토 필요성을 시사했다.

문제는 이들 사업이 모두 전임 김기현 시장이 야심차게 추진해왔다는 점이다. 이 중 태화강 제트보트와 집라인, 태화강 국가정원 추진사업은 김 시장 집권 말기에 역점적으로 추진됐다. 제트보트는 시가 송 시장 취임 직전까지 보도자료를 통해 가능성이 높은 사업이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송 시장이 취임하자마자 이들 사업이 객관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모두 백지화될 위기에 처했다.

소통위가 제기한 문제점을 보면 케이블카와 제트보트, 집라인 운영사업은 산과 강에 사는 생물, 즉 자연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명칭을 ‘국가생태정원’으로 바꾸고 백리대숲과 둘레길을 조성하는 것으로 변경을 권유했다.

특히 시립미술관은 “건립 추진과정에서 충분한 여론 수렴이 부족했다. 민선 7기의 시정철학이 담겨야 한다”며 노골적으로 정치적 색채의 부재를 문제 삼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를 달았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의 ‘부동의 결정’으로 중단 상태에 있는 케이블카 사업을 제외하면 하나같이 납득이 쉽지 않다는 여론이다.

울산지역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송 시장도 관광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현재 돌아가는 상황은 단지 전임 시장이 추진하던 시책이나 정책이라고 해서 무조건 하루아침에 갈아엎듯 하는 모양새”라며 “계승할 것은 하고, 재검토가 필요하면 충분한 여론 수렴을 통해 차분히 결정해야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막고 소중한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