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명 중 6명이 새 공간 못 찾아
- 비용 탓 부산 외곽지역 물색도
- “입주작가·주민 융합 ‘레지던시’
- 두 집단에만 맡겨선 도움 안돼
- 영도구가 교류 유도 했어야”
- 전문가 “도시재생 핵심은 소통
- 새 패러다임 제시를” 한목소리
부산지역 ‘핫 플레이스’인 영도구 흰여울문화마을을 떠난 작가들(국제신문 10일 자 1면 보도)이 창작 공간을 마련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흰여울마을에 적용된 ‘레지던시’ 방식의 도시재생사업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작가들과 전문가들은 작가와 주민을 중재하는 기획자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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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흰여울마을 입주작가 출신 한 작가가 10일 마을에서 나와 작업실로 삼은 자기 소유의 가게에서 창작활동에 몰두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
본지가 10일 흰여울마을을 떠난 전 입주작가 7명을 조사한 결과 한 명을 제외하고는 대체 작업 공간을 마련하지 못했다. 작가들이 새 작업 공간을 구하지 못하는 데는 경제적 어려움이 컸다. 닥종이 공예가 오정화 씨는 “비용 때문에 작업실 구하기 여의치 않다”며 “정 안되면 사는 집에서 작업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그는 “마을을 소위 뜨게 하는 데 작가들이 일조했다. 작가로서 좋은 기회였는데 아쉽다”고 평가했다.
조각가 윤진우 씨 또한 임대료 문제로 작업장을 구하기 쉽지 않다. 윤 씨는 “영도구 흰여울마을의 집값이 전반적으로 많이 올랐다. 어쩔 수 없이 김해 양산 등 부산 외곽지역에서 작업장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절영로변에 있는 흰여울마을 한 건물의 ㎡당 공시지가는 2011년 93만 원에서 올해 115만 원으로 올랐다. 실거래가는 이보다 훨씬 더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별도 작업공간을 마련한 이는 지난해 흰여울마을에 입주한 미니어처 작가 윤희배 씨뿐이다. 윤 씨는 중구 부평동에 있는 본인 소유의 미니어처 가게에 임시 작업장을 차렸다. 윤 작가는 흰여울마을 주민이다. 지난해 이곳으로 이사왔다. 그는 다른 작가와 달리 작가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데 일부분 동조했다. 그는 “작가들이 작업 공간을 창고처럼 쓰기도 했다. 마을을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이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영도구는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작가와 주민 간 소통 부재를 들었지만 작가 대부분은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Artist-In-Residence)’ 사업의 미흡함을 꼽았다. ‘레지던시’는 예술가가 마을에 창작공간을 둬 주민과 소통하며 문화가 마을에 꽃피도록 하는 사업이다. 마을에 입주했던 한 작가는 “작가에게 단순히 공간을 제공해주는 것에 그치는 방식의 레지던시는 주민과 작가 사이 융화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이들에게 모든 것을 맡길 게 아니라, 주민과 작가가 교류하며 서로 배려하도록 구가 이를 유도하는 게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레지던시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성대 강동진(도시공학과) 교수는 “레지던시의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이다. 두 집단의 파열 속에서 화합의 계기를 모색하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이런 측면에서 구의 역할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문화소통단체 ‘숨’의 차재근 대표 역시 “그저 창작자를 마을에 두기만 해서는 안 된다. 두 집단을 매개하는 주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흰여울마을 입주작가 새 작업공간 현황 |
이름 |
분야 |
작업공간 |
윤희배 |
미니어처 |
O |
윤진우 |
조각가 |
X |
류기정 |
도자기공예 |
X |
이정은 |
수채화 |
X |
심성아 |
회화 |
X(집에서 작업) |
오정화 |
한지공예 |
X |
김정화 |
피아니스트 |
X |
자료=각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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