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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쪽같이 사라진 흙 50t어디로…번영로 싱크홀 미스터리

거대 싱크홀 현장 가보니

  • 이선정 박호걸 기자
  •  |   입력 : 2018-07-12 19:15:15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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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근 상하수도·공사장 등 없어
- 모래 빠져나간 물길 못 찾아
- 임시처방 도로서 운전자 불안

- 전문가, 수영강 유입가능성 제기
- “38년간 빗물에 조금씩 유실된 흙
- 강에 쓸리며 심층부 빈곳 생긴듯”

- 전국서 첫 사례 … 재발 위험도

부산시가 번영로에서 발생한 거대한 싱크홀(국제신문 12일 자 6면 보도)의 원인을 규명하지 못해 운전자가 불안해 하고 있다. 시는 싱크홀 주변에는 상·하수도나 지하수가 없고, 주변에 공사장도 없어 50t의 흙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12일 싱크홀이 발생한 번영로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12일 오전 11시 부산 동래구 안락동 번영로 상행선(경부고속도로 방향·편도 2차로)은 아스팔트와 차량이 내뿜은 열기로 찜통이었다. 시민은 임시처방된 도로를 지나가면서도 불안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시민 최모(48) 씨는 “어쩔 수 없이 지나가긴 하지만 불안해서 원동나들목 지나서부터는 바닥만 보고 운전했다”고 말했다.

시는 사고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사고 지점 주변에는 싱크홀이 발생할 때 흔히 볼 수 있는 상하수도관이나 지하수가 지나가지 않는다. 공사장도 주변 500m 반경에 없다. 사고 지점에서 경부고속도로 방면으로 약 700m 더 가면, 제방 아래에서 번영로와 수영강변로를 잇는 교량 건설이 진행되고 있는데 전문가는 “이 공사의 영향은 없다”고 못 박았다. 부산시 관계자는 “어떤 이유로 지하에 빈 구멍이 생겼고, 상부에 있던 흙이 내려 앉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지하의 빈 구멍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50t의 모래가 장기간에 걸쳐 어디론가 빠져 나져 나간 것으로 보이지만 물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번영로 옆 수영강이 번영로 심층부의 모래를 쓸고 간 것으로 분석했다. 부산대 임종철(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보통 상하수도나 공사장의 영향을 받아 싱크홀이 발생하는데, 이번에는 그런 흔적이 전혀 없다. 지층 모양도 그대로 남아 있다. 수영강 수위가 오르내리면서 사고 지점보다 심층부의 모래를 쓸고 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은 물론 전국에서도 처음 있는 사례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부경대 정두회(토목공학과) 교수도 “번영로는 수영강의 범람을 막는 제방 위에 흙을 쌓고 만든 도로다. 빗물이 좌측의 아파트 촌에서 번영로를 거쳐 수영강으로 흐르는데, 38년간 조금씩 빠져나간 흙 입자가 수영강으로 유입되며 빈 곳이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들의 분석이 맞다면 싱크홀이 다시 생길 가능성은 있다.

시는 이날부터 번영로 전 구간(15.7㎞)에 탐사 장비를 투입했다. 지반탐사 차량 하부에 설치된 전자파를 쏴 돌아오는 데이터를 분석해 지하에 이상이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지난 3월 도입한 장비다. 시는 이번 대처가 민선 7기 안전관리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지반 탐사를 통해 원인을 분석,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선정 박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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