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영강 흐르는 수영구 가장 많아
- 폭염으로 아스팔트 지반 변형
- 많은 비로 하수관도 쉽게 손상
- 시 ‘지하지도’ 만들어 대비 계획
잦은 싱크홀 사고에 부산이 비상이다. 특히 싱크홀 사고 10건 중 5.5건이 여름철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기온 상승과 강우량 증가에 비례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시는 올해 부산지역 내 싱크홀 사고가 18건 발생했다고 23일 밝혔다. 그중 7월 발생한 사고만 5건으로 지난 11일 동래구 번영로에서 발생한 싱크홀은 역대급 규모(지름 3.5m, 깊이 5m)에 속한다. 싱크홀 사고는 여름철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1~2017년 부산지역에서 발생한 싱크홀의 현황을 월별로 분석한 결과 싱크홀 사고 66건 중 56%가 7~9월에 집중됐다. 월별 발생 현황을 보면 7월 10건, 8월 13건, 9월 14건 집계됐다.
폭염은 싱크홀 발생에 큰 영향을 준다. 아스팔트 도로 표면과 하부 지반의 굳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높은 기온은 아스팔트 포장이 울퉁불퉁해지는 소성 변형을 일으킨다. 즉 아스팔트 도로가 물렁물렁한 상태에서 지하에 동공이 발생하면 도로가 함몰되는 싱크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부산대 임종철(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높은 기온으로 동공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다만 지하에 동공이 있다면 겨울엔 발생하지 않을 싱크홀 사고가 여름엔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은 싱크홀의 주범이다. 이에 강수량이 많은 여름철에 싱크홀이 자주 발생한다. 비가 자주 내리면 아스팔트 아래 토양함수비(토양이 물을 함유하고 있는 비율)가 커지는데, 토양 내 침수가 장기화하면 하수관이 쉽게 손상되기 때문이다. 또 집중호우로 하수관에 물이 가득 차면 관에 작용하는 수압이 커져 하수박스의 접합 부위 등 약한 곳이 파손될 수 있다. 특히 문제는 장마가 토양 전체에 물이 차고 빠지게 만든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토사가 함께 쓸려나갈 수 있어 동공 크기도 갑자기 커질 수 있다.
실제로 강변이나 바닷가 등 물이 인접한 지역에서 싱크홀 발생 빈도가 잦은 편이다. 지난 7년간 싱크홀 발생 지역별 현황을 볼 때 수영구가 싱크홀 발생 12건으로 발생빈도율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북구(10건) 연제구(9건) 해운대구(6건)가 차지했다. 지난 11일 싱크홀도 수영강이 인접한 번영로에서 발생했다. 이 경우 수영강의 수위가 오르락내리락하면서 퇴적층이 유실돼 싱크홀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부산시는 싱크홀 관련 전수조사에 나서 ‘지하 지도’를 만들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올해 초 ‘지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지난 4월부터 지질조사를 시작했다. 전포대로 등 도시철도 노선을 중심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는데 그 범위를 점차 늘리겠다. 이후 조사 결과에 따라 싱크홀 대비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