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 시민사회장례위원회 진행
- 자택·반송시장·사무실 등 지나
- 성동조선 노동자 농성장도 찾아
- 시낭송·진혼무 등 추모제 개최
- 오늘 국회장… 장례위원장 문희상

지난 23일 숨진 고 노회찬 의원의 영정이 지역구 주민과의 ‘마지막 작별인사’를 위해 26일 경남 창원시를 찾았다. 창원 시민사회장례위원회는 장례 일정 등으로 노제를 지내지 못하게 되자 영정으로나마 지역구를 방문하도록 한 것이다. 

26일 오후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추모제가 열린 경남 창원시청 앞 문화광장에서 추모객들이 고인을 떠올리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이날 오후 4시30분 정의당 윤소하 의원과 김영훈 노동이 당당한 나라 본부장, 그와 마지막까지 함께했던 박창규 보좌관이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의 빈소에 있던 영정을 고인이 평소 타던 카니발 차량에 싣고 성산구의 아파트를 찾았다. 노 의원이 2016년 이후 최근까지 살았던 곳이다. 고인의 영정이 아파트에 들어서자 주민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고인이 자주 찾던 인근 반송시장에 영정이 도착하자 상인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슬픔에 잠겼다. 상인들은 노 의원이 자주 찾았던 모습을 기억해 영정이라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먼저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청 앞 천막농성장도 들렀다. 농성 중인 성동조선 노동자들은 노 의원이 지난 14일 찾아와 힘을 북돋워 준 사실을 새삼 기억하고 비통함에 말을 잇지 못했다.

윤 의원 등은 상남동 노동회관과 노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정의당 경남도당을 잇달아 찾은 후 마지막으로 시민분향소에 영정을 안치했다. 폭염에도 노 의원의 진보정치에 공감한 2000여 명이 분향한 시민분향소에 영정이 안치되자 현장의 시민들은 노 의원을 직접 보는 듯 흐느껴 울며 눈물바다가 됐다.

추모제는 이날 오후 7시 정의당 여영국 경남도당 위원장의 조사로 엄숙하게 시작됐다. 조사를 하던 여 위원장은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이기도 했다. 윤 의원과 류조환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김영만 6·15경남본부 상임대표의 조사도 이어졌다. 시 낭송과 노래 공연에 이어 진혼무의 슬픈 몸부림에 비통함은 더했고, 울음소리도 끊이질 않았다. 1시간여의 추모제가 끝나자 노 의원의 영정은 창원시민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장례가 열리는 서울로 향했다.

창원에서 추모제가 열린 같은 시각, 서울 연세대 대강당에선 추도식이 열렸다. 이정미 대표와 유시민 전 대표, 영화배우 박중훈 씨, 부산중·경기고 동창, 인천지역민주노동자연맹 동지 등이 잇따라 추도사를 낭독했다. 노 의원이 살아생전 즐겨 불렀던 ‘그날이 오면’을 부르며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했다.

장례 마지막 날인 27일에는 오전 9시 발인에 이어 10시 국회에서 영결식이 열린다. 국회장으로 치러지며 국회의원 299명 전원이 장례위원을 맡는다.

노수윤 기자 synh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