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대한 유지비 논란
- 부발연, 재정운용 예측 보고서
- 운영비 낮게, 수익은 높게 잡아
- 정확한 판단 근거부터 제시해야
# 복합공연장 기능 재검토 필요
- 오페라·뮤지컬 겸용 극장 콘셉트
- 기존 뮤지컬 전용극장과 중복
- 음향시설 달라 공동 사용 의문
공사가 중단된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 여부에 관한 시민 공론화 절차가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제 관심은 각종 쟁점에 쏠린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될 건립비와 설립 이후 운영비를 부산시가 감당할 수 있는지를 두고 시민회의에서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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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 공론화 절차가 진행될 부산오페라하우스의 내부 조감도. 부산시 제공 |
■시립극장 2곳 동시 설립 부담
비용 문제가 터져 나온 것은 비슷한 규모와 기능의 시립 공연시설 2곳이 동시에 건립되면서다. 현재 부산시는 북항 재개발 지구에 오페라하우스(대극장 1800석, 소극장 300석)와 시민공원 내 국제아트센터(2000석) 등 2개 시립 공연장을 동시에 짓고 있다. 준공 및 개관 역시 2022년께로 비슷하다.
시작은 달랐다. 오페라하우스는 롯데의 기부(1000억 원)로, 국제아트센터는 국립극장으로 출발했다. 애초 오페라하우스는 1000억 원을 기부받아 오페라 전용 극장을 짓기로 했고, 국제아트센터는 국립부산국악원 맞은편에 국립 오케스트라 전용 콘서트홀을 건립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제아트센터가 국립에서 시립으로 방향을 틀면서 문제가 생겼다. 시립이 되면서 총사업비(912억 원)의 절반과 운영비 전액을 시가 부담한다. 오페라하우스와 국제아트센터 건립비는 물론 운영비까지 시가 떠안게 되면서 공연장 유지비 부담이 대폭 증가했다.
부산발전연구원의 운영비 예측 보고서를 보면 오페라하우스의 연간 운영비는 총 137억 원이며, 이 중 102억 원을 자체 수입으로 잡아 시는 매년 35억 원을 투입하면 된다. 국제아트센터의 연간 운영비는 69억8000만 원이며, 수익을 50억1000만 원으로 책정해 시는 19억7000만 원만 보조하면 된다. 시 내부에서도 전체 운영비는 턱없이 낮게, 수익은 지나치게 높게 잡았다고 판단한다. 이 계산대로라면 오페라하우스의 재정자립도는 74%, 국제아트센터는 72%다. 국내에서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은 공연장인 서울 예술의전당(72%) 수준으로 잡은 것이다. 현재 부산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문화회관조차 재정자립도는 12%다. 이에 중단된 ‘오페라하우스 관리 운영 및 재정 효율화 방안 등 검토 용역’만이라도 재개해 시민 공론화 과정 때 운영비에 대한 정확한 판단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기능도 재검토
문화예술계 일각에서는 오페라하우스의 기능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오페라하우스는 애초 오페라 전용관으로 추진됐으나 오페라만으로는 운영이 어려워 뮤지컬과 무용 등을 포괄하는 극예술 복합 공연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오페라와 뮤지컬 공연장은 사운드 측면에서 정반대의 시설이라는 점에서 콘셉트를 잘못 잡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문화예술인은 “오페라는 성악 베이스의 공명, 뮤지컬은 마이크를 사용하는 전혀 다른 성격의 공연장”이라며 “명확한 역할 구분과 운영비 조달 방안 등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얼렁뚱땅 착공부터 하다 보니 ‘뇌관’이 터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더군다나 오페라하우스는 수익을 내기 위해 관객 유도가 쉬운 뮤지컬 극장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내년 4월 문현금융단지 내 개관할 사설 뮤지컬 전용 극장(1800석)과 현재 가동 중인 해운대구 센텀시티 소향씨어터(1134석)와도 비슷해 운영상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시의 오페라하우스 시민 공론화 방침에 음악인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부산음악협회는 지난달 27일 회장단과 이사진을 긴급 소집해 회의를 열었고, 지난 1일에는 성명을 발표했다. 음협 고정화 회장은 “시의 방침에 많은 예술인이 분노한다. 10년 전부터 추진해 착공과 후원회까지 발족한 오페라하우스 건립을 전문가와 한마디 상의 없이 엎어버린다는 것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선정 안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