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후 케이블 전력량 못 견딘 듯
간밤 부산의 한 맨션에서 전력 공급이 4시간가량 끊기는 사고가 일어나 찜통더위 속에 주민이 큰 고통을 겪었다.
6일 한국전력 부산울산지역본부와 경찰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5일 밤 9시30분께 부산진구 가야동에 있는 A 맨션 부근 전봇대 변압기에서 폭발음이 나면서 이 맨션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밤 10시10분께 민간업체에 의해 전기 공급이 재개되는 듯했으나, 약 30분 만에 다시 전기가 끊겼다.
이 맨션에 사는 64가구 주민 수백 명은 혼란을 겪었다. 주민 정모(60) 씨는 “상당수 주민이 맨션 밖으로 몰려나왔다. 연이어 전기가 끊겼는데 원인 파악이 되지 않고, 인근 다른 아파트 단지에는 불이 들어와 있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가야동과 인접한 개금동의 기상청 지역별상세관측자료(AWS)를 보면 이날 밤 10시 기온은 30.1도였다. 정 씨는 “에어컨과 선풍기를 틀어야 할 날씨인데 전기가 끊겨 주민은 서너 차례 찬물 샤워를 하며 버텼다. 어린아이가 있는 집에선 집 대신 자동차로 이동해 에어컨을 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민 장모(여·47) 씨는 “아침에 확인해 보니 삶은 양배추나 키위 등 음식이 상했다”고 말했다. 한전 응급조치로 전력 공급은 6일 새벽 2시30분 재개됐다. 이때까지도 기온은 28도를 웃돌았다.
한전은 1990년 건립된 이 맨션 인근 땅에 묻힌 맨션 자체 케이블이 오래된 상황에서 폭염 탓에 전기 사용량이 크게 늘어 이 같은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한전 관계자는 “케이블에 흐르던 전류 이상으로 변압기와 연결된 COS(이상 전류 차단용 퓨즈)가 작동하는 과정에서 폭음이 났던 것으로 보인다”며 “땅에 묻힌 케이블을 당장 손볼 수 없어 임시로 지상에 케이블을 연결해 전기를 공급했다”고 설명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