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규정 위반” 비판한 직원은 전보
- 부산시에 보고도 안해 ‘빈축’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인 부산관광공사의 공무원 출신 한 간부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도중 사표를 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관광공사 측은 경찰 수사 중인 데도 해당 간부의 사직을 처리했고, 상부 기관인 부산시에 보고하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해운대경찰서는 협력업체가 운영하는 호텔 객실을 무료로 사용한 혐의(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로 부산관광공사 A 전 팀장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A 팀장은 지난 1월 해운대구 한 호텔에 관광공사 회식 장소를 요구해 180만 원 상당의 호텔 스위트룸을 무상으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객실을 무상으로 빌려준 호텔이 태종대유원지 전망대를 위탁 운영하는 업체로 확인돼 직무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 전 팀장과 이를 제공한 호텔 전·현직 임원 2명을 이달 말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A 팀장의 업무상 횡령에 대한 수사도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공사 규정상 조사 중인 자는 면직 처리가 안 되지만 관광공사는 A 전 팀장의 사직서를 지난 6월 12일 자로 수리해 비난을 사고 있다. 경찰의 내사가 지난 5월부터 진행됐고, 공사의 다른 직원에 대한 참고인 조사가 진행(6월 초)된 지 며칠 뒤에 사표가 처리된 점으로 미뤄볼 때 A 팀장의 비위 혐의를 경영진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공사 직원들은 “비리 문제가 커질 것을 우려해 경영진이 쉬쉬하며 규정까지 어기고 서둘러 봉합한 정황이 뚜렷하다”며 반발했다.
당시 인사팀장은 이런 과정의 부당함을 알리며 경영진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사내 게시판에 올렸다가 이달 1일 본부 외 사업팀으로 징계성 전보를 당했다. 인사팀 직원 역시 경영지원이라는 자신의 업무와 무관한 다른 부서로 옮겼다. 직원들은 “올 초 성폭력으로 물의를 빚은 간부의 징계가 본부 외 사업팀으로의 전보였다. 바른말을 한 인사팀장을 동급으로 취급한 건 지나친 처사”라며 “조만간 경영진에 진상규명을 요청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A 전 팀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해 사직 처리했을 뿐 비위 혐의는 전혀 몰랐다. 참고인 조사를 받았던 직원도 당시 그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아 알 수가 없었다”며 “인사팀장은 직원이 다 보는 사내망에 해사 행위에 해당하는 글을 올렸기에 징계성 전보를 한 것이고, 인사팀 직원은 몸이 좋지 않다고 해 다른 팀으로 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선정 박호걸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