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시 靑 인사비서관도 지시 확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측근이던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금융기관장으로 앉히려고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지시한 정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검찰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공판에서 당시 임승태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의 진술을 공개했다. 임 전 처장은 검찰 조사에서 “청와대가 누구를 금융기관장으로 앉히라고 직접 지시했다”며 “이창용 당시 부위원장이 청와대로 들어가 오더를 받았고, 실제 선임되게 하는 작업은 내가 했다”고 진술했다.
지난 공판에서 공개된 이 전 회장의 비망록을 보면 이 전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 등에게 22억5000만 원과 1230만 원가량의 양복을 뇌물로 건넸다. 그러나 한국거래소(KRX) 이사장이나 금융감독원장 자리에 내정되지 않자 ‘MB가 원망스럽다. 사람을 어떻게 이렇게 취급하는지’라고 쓰여 있다.
임 전 처장은 “(이 전 회장은) MB 측근 4대천왕으로 유명했다. 청와대에서 ‘이팔성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앉혀’라는 오더가 분명히 내려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업계에서는 실력이 없다는 식으로 평가가 나 있었고, 청와대에서 미는 인물이 아니면 이야기를 꺼내기도 어려운 사람이었다. 우리금융지주 회장에서 떨어진다면 금융위에도 불벼락이 떨어질 판이었다”고 진술했다. 당시 금융위는 이 회장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임하려고 우리은행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이주형 부사장에서 연락했다는 게 임 전 처장의 설명이다.
김명식 당시 청와대 인사비서관도 이 전 회장을 선임하라는 이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고 검찰 조서에서 진술했다. 김 전 비서관은 이 전 회장의 KRX 이사장 낙마 후 우리은행 회장에 선임되도록 청와대가 직접 나설지 대통령의 의사를 확인하고자 보고했고 이 전 대통령은 위아래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응”이라고 답했다고 진술했다. 김 전 비서관은 “이번엔 잘해보란 취지로 받아들였다”고 진술했다.
정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