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 누진제 완화 체감 미미
- 폭염 절정 반영 8월분 더 늘 듯
부산 남구 대연동에 사는 도삼남(45) 씨는 12만2000원이 찍힌 이번 달 전기요금 고지서(지난 6월 26일~7월 25일)를 받고 한숨이 절로 나왔다. 초등·중학생인 아이들이 방학 중이라 에어컨을 매일 10시간씩 튼 게 그대로 요금에 반영된 것이다. 정부 전기요금 인하 대책으로 1만5000원 혜택을 봤지만 전월(6만5000원)보다 5만7000원이나 증가한 금액에 인하 덕을 봤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도 씨는 “올해 유난히 더워 에너지효율등급이 좋은 에어컨으로 새로 바꿨지만 많은 요금은 피할 수 없었다”며 “내년에도 계속 더우면 어떻게 하나 벌써 걱정이다”고 말했다.
부산 금정구 서동에 사는 신준성(72) 씨도 요금 폭탄을 피하지 못했다. 신 씨는 유난히 더위를 많이 타 에어컨을 수시로 틀었더니 7월분(7월1~31일) 17만8150원이 나왔다. 지난해(10만4080원)보다 7만 원 이상 증가한 요금에 부담을 느꼈다. 신 씨는 “이제 나이가 들어 더위가 더욱 무섭다. 생각보다 요금이 너무 나와 에어컨을 안 틀 수도 없고 고민이다”고 말했다.
전기요금 고지서가 본격적으로 배부되기 시작하면서 가정마다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다음 달이다. 신 씨처럼 7월 달 요금이 전부 반영된 곳은 그나마 덜하지만 지난 6월 15일부터 지난 달 14일까지 기준으로 측정된 전기요금을 받은 가정은 폭염이 절정에 달했던 7월 말부터 8월 초 사이 요금이 반영되지 않아 더 많은 전기요금을 내야 한다. 도 씨는 이미 지난달 사용분(520㎾)보다 많은 720㎾를 쓴 상태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최근 회원 1108명을 대상으로 전기요금 관련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올 7월 평균 전기요금이 12만3600원으로 나타났다. 평균 냉방 가동 시간은 10.9시간이었다.
지구온난화 등으로 폭염이 매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기료 누진제를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지난 9~13일 소비자 509명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80.7%(411명)가 누진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경성대 김해창(환경공학과) 교수는 “현재 주택용 전기 사용량은 전체의 15% 수준임에도 여기에만 누진제가 적용돼 부담이 가정에 전가된 상황”이라며 “향후 산업 일반용 전기에 누진제를 도입해 서민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의 체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준영 신심범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