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규정 따라 결격사유 없어”

뇌물 수수 범죄사실이 있는 전 시교육위원 출신 인사가 울산시체육회 운영의 총괄책임을 맡는 사무처장에 임용돼 적절성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 인사가 시장의 선거캠프 출신이어서 체육 발전이나 청렴성을 같은 대의를 선거 논공행상 명분으로 희생시켰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다.

16일 울산시와 지역 체육계에 따르면 울산시체육회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어 사무처장에 낙점된 오홍일 전 울산시교육위원을 과반수 찬성으로 임용 결정했다. 앞서 시는 사무처장 공개모집을 한 결과 모두 5명이 지원했다. 이들 중 오 씨는 3명의 압축 후보에 포함돼 당연직 시체육회장인 송 시장의 추천을 받았다. 그 결과 최종 후보로 낙점돼 이사회 동의 절차를 거쳐 임용이 결정된 것이다. 오 씨는 지난 지방선거 때 송 시장의 캠프에서 교육·체육 특보를 맡았다.

문제는 신임 오 사무처장이 뇌물수수 범죄 경력이 있다는 점이다. 1, 2대 시교육위원을 역임한 오 처장은 1997년 교육위원일 당시 교육 관계업자로부터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 같은 전력 때문에 오 처장은 최종 낙점될 때부터 체육계와 공직사회 내외부에서 적잖은 논란이 됐다.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 공정성을 갖춰야 할 체육계 수장으로서 과연 자격에 부합하느냐는 것이었다. 시 체육회는 연간 수백억 원의 예산과 5개 구·군 체육회, 60여 개 회원단체를 관리 운용하고 있다. 특히 예산을 포함한 체육회의 실질적인 관리운영의 총책임을 시장을 대신해 사무처장이 맡고 있기 때문이다.

논란에 대해 오 씨는 “사법부가 판단한 ‘내가 업체에 먼저 뇌물을 요구했다’는 공소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당시 교육감선거에서 나를 제외하려는 상대편의 정치적 공작이며, 나는 피해자”라고 해명했다.

울산시도 시 체육회 규정상 형을 마치고 5년 이상 경과했기 때문에 채용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체육계의 입장은 다르다. 체육계 한 관계자는 “전과가 있다고 무조건 배제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원칙이 선거 논공행상에 희생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