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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회 죽이기 vs 전문적 광역의원 감사 필요” 공방

기초단체 행정사무감사 논란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18-09-28 20:16:33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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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조례 개정안 입법예고 배경

- 충남도의회 작년 6월부터 시행
- ‘자치단체 위임·위탁사무 제외’ 삭제
- 광역의회가 시·군의회 감사 가능해져
- “충남도의회 권한 높이겠다는 발상”

# 부산지역도 찬반양론 팽팽

- “기초의회 업무가 구정 견제인데
- 구의회 필요 없다는 말” 반대 높아
- “회계 감사는 부족” 필요 목소리도

- 기초의회 폐지·광역의회 확대 등
- 기능·운영 대대적 재편 논의 급부상
- 시민단체 “장단점 공론화가 먼저”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법 시행령 개정안을 두고 “기초의회 죽이기”라는 반발이 터져 나오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전문성 있는 광역의원의 역할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는 견해 또한 제기돼 양측의 대립이 깊어지고 있다. 이번 논란을 1991년 이후 27년 동안 이어진 풀뿌리 민주주의를 재점검하는 기회로 삼자고 제안했다.
■충남도 첫 도입에 정부도 입법예고

이번 개정안의 배경에는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된 충남도의회 조례 개정이 자리한다. 당시 도의회는 지방자치법 제42조 1항 5호에서 하급 지자체 및 장이 위임받은 상급 지자체의 사무에 대해 감사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음에도 그 하위법인 시행령에는 하급 지자체를 감사 대상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 법제처에 해석을 구했다.

이에 법제처는 법령해석심의위원회를 구성해 광역의회가 기초지자체를 감사할 수 있는지 그 해석에 논란의 소지가 있어 이를 명확히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를 토대로 도의회는 광역의회가 시·군의회를 감사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했다.

광역의회의 감사를 앞두고 충남지역 기초지자체 의회 및 공무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지난 27일에는 충남시군의회의장협의회, 충남공무원노동조합,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세종충남지역본부 등으로 구성된 ‘충남도의회 시·군 행정사무감사 반대 공동대책위원회’가 도의회에 행정사무감사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위원회는 “충남도의회의 권한을 높이겠다는 발상으로 지방자치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비민주적인 결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반대로 중앙정부와 광역의회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법 개정안을 예고한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상위법인 지방자치법이 규정한 바에 시행령이 따라가는 것이 법리적으로 타당하다. 그뿐 아니라 지방자치법 시행령을 개정하는 것이 절차상 더욱 효율적이다”고 말했다. 충남도의회 또한 광역의회의 행정사무감사 확대가 결국은 도민들에게 득이 된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기초의회 운영 방식 변화로 논의 번질 듯

부산지역의 광역·기초의회 사이에서도 개정안을 둘러싼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기초의회 의원 및 공무원 대다수는 기초의회의 핵심적 기능인 구정 견제를 광역의회와 나누는 것은 기초의회 존립 근거를 뒤흔드는 일이라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반면 광역의원 중에서는 지자체 행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수 있게 된다는 견해를 보였다. 지역 한 기초의회 의장은 “이번 개정안은 굉장히 부당하다. 왜 기초사무 감사를 광역의회가 하려는가. 기초의회의 가장 큰 업무가 구정 감시와 견제인데, 이를 상급기관에서 맡는다는 것은 곧 구의원이 필요 없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시 구·군의장협의회 이명원 회장은 “지난 18일 전국 의장단협의회에서도 시행령 개정에 반대 의사를 표하기로 결정했다. 현 개편안대로라면 시·구의회가 구분될 필요가 없어 기초의회의 역할이 모호해진다”고 말했다.

반면 한 시의원은 “감사의 핵심은 회계다. 그런데 지금까지 기초의회의 회계 감사는 부족한 점이 있었다. 좀 더 전문성을 갖춘 광역의원들이 나서 16개 구·군을 전반적으로 검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과 그에 따른 논란을 발판으로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인 기초의회의 기능과 운영을 대대적으로 재편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 또한 재부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기초의회를 폐지하고 광역의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과거부터 기초의회는 주민을 위한 정치를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8월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은 특별시와 광역시의 광역의회 및 기초의회를 통합하는 것을 골자로 한 지방자치법 및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를 통해 행정비용을 줄여 효율성을 제고하자는 것이다. 이외에도 국회의원이 공천권을 가지는 탓에 기초의원이 국회의원의 하수인 역할을 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동아대 김형빈(행정학과) 교수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구의회 폐지를 포함해 더 나은 풀뿌리 민주주의 구현 방식에 관한 논의를 재점화할 필요가 있다”며 “기초의회를 폐지하는 대신 광역의회의 정책실을 확장하거나 보좌관 제도를 도입하는 것 등을 고려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는 개정안의 입법 취지에 대한 공론화를 먼저 진행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이번 개정안이 가져올 장점과 단점이 무엇인지 논의해 부작용을 최소화한 새 체계를 구성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기초의회와 광역의회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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