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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부마항쟁 보고서 <5> 국가기념일로 제정을

4대 민주항쟁 중 유일 기념일 제외… 제정 범시민운동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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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
  •  |  입력 : 2018-09-30 18:54:48
  •  |  본지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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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규에 의해 유신체제가 끝나
- 미완의 항쟁으로 남아 찬밥신세
- 3당 합당 후 20여 년간 보수화
- 부산시 차원 기념분위기 사라져

- 논란 끝 10월16일 기념일 가닥
- 기념재단이 구심점 역할 맡아
- 100만인 서명운동 힘모아야

부마민주항쟁은 한국 현대사 4대 민주항쟁 중 하나로 5·18민주화운동과 4·19혁명, 1987년 6·10민주항쟁(6월항쟁)과 더불어 한국 민주주의의 뿌리다. 그런데도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지 않은 유일한 항쟁으로 남았다.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의 헌법개정안 전문에도 담기며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여전히 기념일 제정 논의는 더디다. 국가가 인정하는 기념일이 되면 정부가 기념행사를 열어준다. 대통령이 참석해 국민적 추념 분위기도 띄울 수 있고, 관련 기념단체는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여러 기념사업도 벌일 수 있다. 다시 10월이다. 항쟁 발발 40년을 맞는 내년 10월에는 국가기념일로 지정되도록 부산시민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부마항쟁 국가기념일 지정을 추진하는 부마진상위원회가 지난 5월 범시민추친위원회 구성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있다. 부마진상위 제공
■왜 국가기념일 지정 못 됐나
왜 부마항쟁만 찬밥 신세일까. ‘미완의 항쟁’으로 남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유신체제에 맞서 1979년 10월 16일 부산대에서 발생한 뒤 이틀 만에 마산으로 번졌다. 이후 대구와 서울 등에서도 항쟁 움직임이 일었다. 그런데 ‘독재 타도’의 바람은 민중항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었다. 10월 26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탄에 맞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죽으면서 유신체제가 끝났다. 동아대학교 전성현(사학과) 교수는 “4·19 혁명이 이승만 전 대통령의 하야를 이끈 것처럼 만약 부마항쟁으로 유신정권이 종식됐다면, 진작 역사적 가치를 높이 평가받으며 더 쉽게 기념일이 제정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시민의 낮은 관심도 지지부진한 기념일 제정의 한 이유다. 부산민주공원 김종기 관장은 “군부독재를 종식시키는데 1987년 6월항쟁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후 1990년 3당 합당의 여파로 30년 가까이 보수화됐다. 이로 인해 기존 체제를 갈아엎는 항쟁을 기념하려는 분위기가 사라졌다. 시 차원에서 부마항쟁을 기념일로 제정한다거나, 이를 알리려는 노력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논란 끝 기념일 10월 16일로 결론

기념일 제정의 필수 조건은 명확한 날짜다. 그런데 그간 부마항쟁은 부산과 마산 두 도시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특정일에 대한 의견 일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부산은 부산대에서 항쟁이 처음 시작된 16일을, 마산은 “부마항쟁이라는 이름 자체가 부산과 마산을 합친 이름이다. 동시에 발발했다는 것을 강조하려면 18일로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16일 지정을 주장하는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5·18도, 6월항쟁도 모두 첫 항쟁 발생일 기준으로 기념일을 제정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마산항쟁 기념을 주장하는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18일 0시를 기해 박정희가 계엄령을 선포했고, 이날 부산과 마산 전역에 실질적인 민중 항거가 일어났다. 또 유일한 사망자도 마산에서 나왔다”고 강조했다.

첨예한 논의가 이어지자 부마민주항쟁 진상 규명 및 관련자 명예회복심의위원회(부마진상위)는 부산과 마산에 연고가 없는 역사·정치·사회학 등 전문가 10명에게 기념일 지정에 관한 의견을 물었다. 자문 결과 국가기념일을 10월 16일로 지정하기로 결론을 냈다.

■ “기념일 지정 시민의 힘 필요”

국가기념일은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에 따라 정부가 정한다. 관련 법이 아닌 규정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사실 대통령이 선언만 하면 정해질 수 있다. 구체적인 절차도 없다. 다만 국가적으로 기념해야 하는 날인 만큼 ‘많은 국민이 이날을 기념일로 하고 싶다’는 증거가 필요하다.

가장 최근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대구 2·28민주운동을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는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힘을 모았다. 2016년 2월 범시민위원회를 출범시켜 곧장 백만인 서명 운동에 돌입했고 3개월 만인 5월 대구 경북 등 124만 명의 서명을 받았다. 시민의 적극적인 지지 아래 같은 해 6월 ‘2·28 민주운동 기념일의 국가기념일 지정 촉구 결의안’이 국회의원 18명의 공동발의로 발의됐고 이듬해인 지난해 9월 국회를 통과했다. 이어 지난 2월 6일 2·28민주운동은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지난 8월 22일 출범한 ‘부마항쟁기념재단’이 국민 여론을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부마항쟁기념재단은 현재 부마항쟁 국가기념일 지정 준비위원회를 꾸려 본격적인 운동 태세에 돌입했다. 이와 더불어 이달 중으로 ‘부마항쟁 국가기념일 지정 추진을 위한 위원회’와 ‘부마항쟁 40주년 기념행사 준비위원회’ 출범을 국민에게 알리는 선포식이 열린다. 공동추진위원장으로 오거돈 부산시장이 추대된다.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고호석 상임이사는 “추진위원회 출범 이후 백만인 서명 운동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국가기념일 지정에 박차가 가해질 것이다. 부산시민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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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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