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판글 올리자 남성들 동조 댓글 쇄도
- 경찰 “여경들 사고 적극처리” 해명 불구
- 사실여부 확인보다 여성 비하 열 올려
한 누리꾼이 인터넷에 올린 여경 근무 사진과 글을 계기로 남녀 성 대결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 정부의 여경 채용 확대와 맞물리면서 30일 온라인에서 핫이슈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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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8일 부산 연제구 연산교차로 부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에서 여경과 시민이 사고 차량의 운전자를 구조하고 있다. 출처 인터넷 커뮤니티 |
발단은 지난 28일 부산 연제구 연산교차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의 처리를 놓고서 벌어졌다. 같은 날 오후 2시55분 연산교차로 부근에서 신호를 위반한 소형화물차량이 다른 화물 차량과 충돌해 좌측으로 넘어졌다. 연산교차로에서 교통지원 근무를 하던 부산경찰청 경비과 소속 여경기동제대 근무자 4명은 즉각 119와 연제경찰서에 사고 소식을 전파한 뒤 현장에 출동했다. 여경기동제대 소속 여경은 평상시 교통지원 업무를 하다가 시위 등이 있으면 현장에 투입된다.
문제는 당시 상황을 지켜본 시민이 경찰 지망생 카페에 사진과 함께 현장 상황을 설명한 게시물을 올리면서 불거졌다. 그는 여경 4명이 아무런 조처 없이 발만 구르고 있었으며 구경하던 시민이 사고차량의 운전자를 구조했다고 지적했다. 카페에 오른 사진에는 남성으로 보이는 시민 2명과 제복을 입은 여경 4명이 사고 차량을 둘러싼 모습이 나온다. 게시글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로 확산되며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여성 경찰을 ‘치안조무사’로 비하하고 세금 낭비라고 비아냥하는 댓글도 달렸다. 여경 선발 시 체력검사를 엄격히 하라며 직무 능력을 의심하는 글도 많이 올라왔다.
이 같은 글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등에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여경의 직무 능력을 폄하하는 양상으로 번졌다. 부산경찰청의 설명을 종합하면 직원 4명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시민 1명은 차량 위에서 운전자를 구조하고 있었으며 다른 1명은 조수석 문이 닫히지 않도록 붙잡고 있었다. 사고 난 화물차량이 소형이어서 여경 1명은 시민과 함께 문을 붙잡았고 나머지 3명은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교통정리에 나섰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이 올라 31만여 명의 동의를 받은 곰탕집 성추행 사건에서도 사건의 사실 여부를 따져 묻기보다 남녀 간의 성 대결 양상으로 번지며 사건의 본질이 흐려지는 일이 흔하다.
부산여성회 김재민 상임대표는 “경찰의 현장 대응에 관한 매뉴얼이나 훈련 내용에 관해서 문제를 지적해야지 단순히 여경이라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은 옳지 않다”며 “여성 혐오는 남성 중심의 문화에서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역작용으로 일어난다”고 말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