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BK 특검 땐 말 맞춘 정황
- 진술과 자백으로 흐지부지”
법원이 ‘다스의 실소유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고 판단을 내렸다. 이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이던 2007년부터 이어진 ‘다스는 누구 것인가’라는 국민적 의혹에 종지부를 찍었다. 2008년 BBK 특검 때와는 다른 측근들의 진술이 이 같은 판단의 결정적 배경이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정계선 부장판사)는 5일 이 전 대통령의 1심 선고공판에서 “피고인이 다스의 실소유자이고 비자금 조성을 지시했다는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김성우 전 사장과 권승호 전무 등 다스의 설립과 운영을 도운 이 전 대통령의 옛 측근 진술을 이 같은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현대건설에 근무하다가 다스로 자리를 옮긴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이 전 대통령이 자금을 대면서 다스 설립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비자금 역시 이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조성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내놨다.
김 전 사장 등은 2008년 BBK특검 때에는 이와 정반대로 진술했다. 이번 재판에서 이 전 대통령 측은 김 전 사장 등이 횡령죄로 기소하지 않는 조건으로 검찰에서 허위 진술했을 개연성이 크다며, 이들의 과거 진술이 더 믿을 만하다고 법정에서 다퉜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 전 사장 등은 피고인과 달리 공소시효 문제가 있고 검찰 수사 과정에서 횡령에 대한 추궁을 계속 받았다. 반면 특검 당시는 관련자들 회의에서 말을 맞춘 정황이 많은 진술과 자백이었다”고 판단했다.
측근의 진술에 따라 다스의 증자대금으로 사용된 도곡동 땅 매각 대금 역시 이 전 대통령의 것으로 판단했다.
도곡동 땅은 이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은 전 국회의원과 처남 고(故) 김재정 씨가 소유했다. 이 전 의원 명의의 토지 매각대금은 2002년부터 2007년까지 매월 1000만~3000만 원 인출됐는데, 이 전 대통령의 재산 관리인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이 이 돈을 매월 이 전 의원에게 줬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김재정 씨에게 줬다고 진술했다.
당시 이 전 의원은 경주에 거주했지만, 돈이 경주에서 인출된 적이 없어 김재정 씨가 이 전 대통령을 위해 사용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김재정 씨가 자신 명의 매각대금 계좌의 돈으로 투자를 하다가 손실을 보자 이 전 대통령에게 들킬까 봐 겁냈던 점도 도곡동 땅을 이 전 대통령 소유로 판단하는 근거가 됐다.
정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