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자금 조성 직접 지시 판단
- 246억 횡령 · 삼성뇌물 61억
- 16개 혐의 중 7개 유죄 인정
법원이 이명박(MB·사진) 전 대통령을 ‘다스’의 실소유자로 판단하고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정계선 부장판사)는 5일 이 전 대통령의 1심 선고공판에서 16가지 공소사실 중 7가지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5년에 벌금 130억 원을 선고했다. 이외에 82억7000만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검찰이 구형한 징역 20년과 벌금 150억, 추징금 111억 원보다는 낮은 형량이다. 이날 선고는 이 전 대통령이 지난 4월 9일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이래 179일 만에 이뤄졌다. 이 전 대통령은 건강 문제와 재판 생중계 결정에 반발해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1991년부터 2007년까지 다스의 자금을 비자금으로 조성하고 법인카드를 사용하는 등 349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다스 법인세 31억 원을 포탈한 혐의도 있다. 이번 선고는 오랫동안 이어진 ‘다스는 누구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이 될 수 있어 주목받았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 전 대통령은 줄곧 “다스는 형님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다스 관계자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스에서 조성된 비자금 240억 원과 법인카드 사용금액 등 246억 원을 횡령액으로 인정했다. 다만 선거캠프 직원 허위 급여 지급이나 개인 승용차 사용 등은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봤다. 직원의 횡령금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31억 원대의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에 대해서는 대다수 포탈 금액은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고, 일부 금액은 고발 없이 수사가 이뤄져 공소기각했다.
재판부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특별사면하는 대가로 다스의 미국 소송비용을 삼성으로부터 받은 혐의도 대가성이 있다고 보고 유죄 판결했다. 다만 검찰이 기소한 액수인 67억 원보다 적은 61억 원을 뇌물 수수 금액으로 인정했다. 또,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받은 10만 달러(약 1억 원), 매관매직 대가로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 받은 36억 원 중 23억 원을 뇌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의혹만 가득했던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재임 시절 범죄가 드러나 우리 사회 전반에 큰 실망과 불신을 안겨줬다. 그런데도 범죄를 부인하면서 자신은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질타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