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체전 산악경기 우승 등
- 전도유망했던 젊은 산악인
- 휴학 후 식량담당으로 원정합류
- “조심하란 인사 마지막일 줄은…”
눈 폭풍에 휩쓸려 숨진 히말라야 원정대 대원 중 이재훈(24·사진) 씨는 부경대 산악부 출신 대학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부경대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한 이 씨는 이번 학기를 휴학하고 히말라야 원정에 떠났다. 이 씨는 이번 원정에 식량·의료 담당으로 참가했다. 부경대 산악부에서 등반 활동을 시작한 이 씨는 2015년 전국체육대회 산악경기에 남자대학부로 참가해 우승하기도 했다. 이 씨는 부산학생산악연맹의 재학생 회장까지 역임했다. 연맹의 김재형 기획이사는 이 씨를 차분하고 열성적인 학생으로 기억했다. 김 이사는 “연맹 일이든 부경대 산악부 일이든 열심히 했다”며 “생활력도 강해 산악 원정을 떠날 때 집에 손 벌리지 않고 비용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 씨와 함께 전국체전 우승을 거둔 부경대 산악부의 한 선배는 이 씨를 뛰어난 후배로 기억했다. 그는 “언론에 보도되기 직전에 소식을 접했는데 동료들 모두 아직 실감을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씨가 산악인이라면 모두 품는 설산 등정의 꿈을 꾸며 히말라야로 떠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히말라야로 출국하기 하루 전 서울에서 재훈이를 만났다”며 “좋은 기회를 얻게 돼 기뻐하는 재훈이에게 조심히 잘 다녀오라고 말한 것이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작년에도 김창호 대장이 이끄는 ‘2017 코리안 웨이 인도 원정대’에 참가했다. 당시 원정대는 인도 히말라야의 다람수라(6446m)와 팝수라(6451m)에 올라 새 길을 개척하며 등정에 성공했다.
이 씨는 지난 2월 열린 서성호기념사업회 정기총회에서 서성호 산악장학금 수상자로 선정돼 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서성호기념사업회는 히말라야 8000m급 12좌를 등정한 산악인 고(故) 서성호 씨의 못다 이룬 꿈을 실현하기 위해 설립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2013년 5월 서성호 씨는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뒤 하산 중에 숨을 거뒀다. 서 씨와 이 씨 모두 부경대 산악부 출신의 산악인이다.
1963년 창단한 부경대 산악부는 단일팀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완등한 산악인 홍보성과 서성호 등을 배출했다. 부경대 산악부 선후배들은 안타까운 심정을 밝히며 이 씨의 시신이 이날 수습됨에 따라 조만간 장례 및 추모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봉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