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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NIE] 군법 어겨가며 부산에 헌신…전장의 휴머니스트

부산을 사랑했던 미국인 장군의 귀환- 리처드 위트컴 장군의 전쟁과 휴머니즘

(국제신문 10월 10일 자 1면 참조)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10-15 18:50:12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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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쟁 美 준장으로 맹활약
- 부산역전 화재 때 군수창고 열어
- 상부 허가 없이 피란민 도와
- “전쟁은 그 나라 국민을 위한 것”
- 청문회 명언으로 지원 이끌어
- 부산대 부지 마련에도 앞장
   
1953년 11월 부산역전 대화재로 삶터를 잃은 이재민을 위해 위트컴 장군이 현재의 중구 동광동 대동맨션 아래쪽에 마련한 천막촌. 국제신문DB
부산시민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름인 리처드 위트컴. 하지만 한국전쟁사에 있어서 그는 중요한 인물로 기록되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폐허였던 부산을 재건하는 데 헌신했던 리처드 위트컴(1894~1982) 전 부산미군사령관. 전쟁 속에서도 승리보다는 생명을 더 가치있게 여겼던 휴머니스트 위트컴 장군을 기리는 기념조형물이 건립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오늘은 부산을 사랑했던 미국인, 리처드 위트컴 장군의 이야기를 해보자.

■“전쟁은 승리가 아닌 국민을 위한 것”

   
리처드 위트컴
1894년 미국 캔자스에서 태어난 위트컴 장군은 1·2차 세계대전에 모두 참전했으며, 노르망디 상륙작전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전쟁 당시 임시수도였던 부산에서 미군군수사령관(준장)으로 재임 중이던 1953년 11월 27일, 부산역 앞 판자촌에서 대형 화재사건이 발생했다. ‘부산역전 화재’로 알려진 이 사건으로 인해 피란민 주거지였던 영주동과 중앙동 일대가 폐허가 됐으며, 29명의 사상자와 6000여 세대 3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전쟁으로 고통받던 피란민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고난이었다.

이를 지켜본 위트컴 장군은 군수창고를 개방해 이재민에게 천막과 구호물품을 나눠주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전시 상황에서 군수물품을 상부의 허락 없이 사용한 것은 군법에 위배되는 것이었으며, 이로 인해 위트컴 장군은 미 의회 청문회장에 서게 된다. 그리고 그 곳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전쟁은 총칼로만 하는 게 아니다. 그 나라 국민을 위하는 것이 진정한 승리다.”

그가 남긴 이 짤막한 말은 당시 청문회장 의원이 모두 기립 박수를 보낼 정도로 감동적인 것이었으며, 이를 계기로 그는 징계가 아니라 구호금을 받아 부산으로 돌아오게 된다.

■전장에서 꽃 핀 휴머니즘

   
위트컴 장군이 부대를 예방한 이승만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 국제신문DB 
전쟁이 끝난 뒤에도 위트컴 장군은 부산에 남아 한국인 여성 한묘숙 여사와 결혼한 뒤 폐허가 된 도시를 재건하는 데 앞장섰다.

부산역 앞 화재 사건과 몰려드는 피란민, 부상자로 인해 부산메리놀수녀의원(현 메리놀병원)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지만 신축 공사비가 없어 병원을 짓지 못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위트컴 장군. 이후 미군 장병에게 월급의 1%를 공사비에 기부하도록 했으며, 한복 차림에 갓을 쓰고 부산 시내를 행진하며 병원 신축 기금 모금 활동을 벌였다.

현재 금정구 장전동에 위치한 부산대학교 캠퍼스 부지도 위트컴 장군 덕분에 마련될 수 있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배움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그는 이승만 대통령을 직접 만나 장전동 부지 50만 평을 무상으로 양도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대학 건립 비용 25만 달러와 건축자재를 지원하고, 공병부대를 투입하는 등 진입로와 부지공사 등 건립 과정에도 기여한 바가 크다. 그는 전역을 한 뒤에도 다시 부산으로 돌아와 한미재단을 설립해 전쟁고아를 지원했고, 북한지역 미군 미송환병사 유해 발굴에 일생을 바쳤다.

   
고아원 개소식 때 아이들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는 위트컴 장군. 국제신문DB
이처럼 부산을 너무나도 사랑했던 미국인 리처드 위트컴 장군은 1982년 7월 11일, 생의 마지막 순간을 앞두고 미국 땅이 아닌 한국에 자신을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리고 그는 현재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유일한 장군으로 부산에 잠들어 있다.

세월이 흘러 위트컴의 이야기는 부산시민에게 잊혔지만 오는 11월 27일, 도시철도 1호선 중앙동역 12번 출구 인근에 그의 업적을 기리는 표지석이 세워질 예정이다. 11월 27일은 65년 전 부산역전 화재가 발생했던 날이다.

푸른 눈의 미국인 장군이 사랑했던 곳 부산. 국적과 인종을 떠나, 전쟁 속에서도 휴머니즘을 전파하고자 했던 위트컴 장군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앞으로도 오랫동안 부산시민에게 전달될 수 있기를 바란다.

박선미(사회자본연구소 대표) 김정덕(한국언론진흥재단 부산지사 NIE 강사)


■ 생각해볼 점

부산을 사랑했던 미국인 리처드 위트컴 장군에 대한 이야기를 친구에게 전해볼까요? 아래 순서대로 위트컴 장군과 부산의 이야기를 만들어봐요.

- 위트컴 장군이 부산에 오게 된 계기

- 위트컴 장군과 부산역전 화재사건

- 위트컴 장군이 전쟁 이후에도 부산에 남은 이유는?

- 유엔기념공원과 위트컴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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