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시대 백자가마터 실체 확인
- 시, 도자기 사업 국제교류 탄력

경남 김해시에서 2016년 분청자기 가마터에 이어 최근 백자가마터가 발굴됐다. 시는 이를 계기로 국제적인 도자기 제조 도시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프로젝트에 날개를 달게 됐다.

김해시는 한 민간업체에 의뢰해 지난 8월부터 상동면 대감리 백자가마터(1300㎡) 추정지에 시굴 조사를 벌인 결과 이곳에서 17세기 백자 가마터 1기와 백자 폐기장 1개소를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조선 시대 상동 백자가마터의 실체가 비로소 확인된 셈이다.

가마터는 깊이 50㎝ 바닥에서 온전한 상태로 확인됐다. 도자기를 굽는 과정에서 나오는 뜨거운 불 기운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가마터가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검붉은색의 띠도 발견됐다.

가마 바로 옆에서는 불량 도자기를 깨뜨린 후 버리는 폐기장(300㎡)도 확인했다. 폐기장에서는 다량의 종지와 접시 등 반상기(밥그릇류)는 물론 철분 안료를 사용해 무늬를 새긴 고급 도자기인 철화백자도 여러 점 출토됐다. 이곳에서 제조된 도자기는 17세기 민가에 보급했거나 관아에 공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 중기 대일관계를 기록한 ‘변례집요(邊例集要)’에는 ‘1611년 일본이 동래부사를 통해 김해에서 생산된 찻사발(백자)과 옹기를 주문했다’는 기록이 있다. 주문품이 이곳 상동 백자가마터에서 제조된 것으로 추정돼 조선 시대 도자기사 연구에 중요한 사료가 될 전망이다.

시는 내년도 추가 발굴을 통해 전체적인 윤곽을 파악하기로 했다. 앞서 시는 2016년 10월 백자 가마터 부근에서 분청자기 가마터를 발굴해 경남도 기념물 288호로 지정받았다.

국내 도자기 제조의 원류임을 유추할 수 있는 가마터가 잇따라 발굴됨에 따라 최근 국제 교류를 통해 도자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김해시의 계획이 탄력을 받게 됐다.

시와 김해도예협회는 2016년부터 일본 아리타 도자기협회와 협력관계를 맺고, 일제강점기 아리타로 끌려가 도자기 여신으로 추앙받는 김해 출신 여성도공 백파선(1560~1656)을 함께 기리며 교류를 넓혀가고 있다.

시 조광제 관광과장은 “김해에는 100명이 넘는 도예인이 거주하고 유서 깊은 분청도자기축제를 매년 열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잇단 가마터 발굴은 획기적인 사건이다. 도예촌 조성에 박차를 가해 경기도 이천 못지않은 국제적인 도자기 제도 도시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혔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