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당장 내달 입학 시즌인데…학부모도 유치원도 ‘멘붕’

부산 감사결과 명단 공개 후폭풍

  • 국제신문
  •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  |  입력 : 2018-10-26 21:10:04
  •  |  본지 3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신뢰·인기 높은 곳도 대거 포함
- “믿을 곳 없어… 아이 어디 맡기나
- 당장 옮길 수도 없어 분통” 토로
- 한유총 휴업 논의에도 비난 쏟아내

- 유치원도 당혹… 신뢰 회복 안간힘
- 원아모집 시기 늦추는 등 방안 검토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내년도 유치원 입학 시즌을 앞두고 유치원 현장이 대혼란에 빠졌다.
   
지난 23일 부산시교육청 현관에서 학부모단체 등이 기자회견을 열어 사립 유치원 퇴출과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믿을 유치원 하나 없다”는 학부모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는다. “유치원이 애들 굶기지 않고 학대만 하지 않으면 보낼 수밖에 없다”는 탄식까지 나온다. 그렇다고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내년도 입학 시즌을 코앞에 두고 당장 아이를 다른 유치원으로 옮기기도 어렵다. 추첨 등 갖은 수고를 반복해 애써 옮기려 해도 믿음을 주는 유치원이 없다.

유치원도 ‘폭탄’을 맞은 건 마찬가지다. 부랴부랴 해명자료 내거나 설명회 등을 통해 유치원 입장을 전달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는 건 쉽지 않다. 이런 사태는 2013년부터 올해까지 부산지역 공사립유치원 종합감사 결과가 한꺼번에 공개(국제신문 26일 자 1면 등 보도)되면서 벌어졌다.

이번에 공개된 감사 결과 대표 사례로 적발된 부산 동래구 동래새싹유치원의 학부모들은 충격이 크다. 2014년 감사 결과 비업무용 차량 유지비, 개인 자택 도시가스 요금, 개인 휴대전화 요금 등으로 3000만 원이 넘는 돈을 유치원 회계에서 꺼내 쓴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처음 공개했던 2016~2018년 감사결과에서 크고 작은 지적 사항이 밝혀진 데 이어 과거 감사결과에서도 지적사항이 더 불거진 것이다. 이 유치원은 매년 원생 모집 때 추첨 경쟁이 치열할 정도로 선호도가 높다.

이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는 한 학부모는 “지난주에 유치원으로부터 해명 공문을 받고 괜찮겠거니 했는데 감사에 적발된 사항이 더 있다고 하니 당황스럽다. 모든 유치원이 다 비슷한 상황이니 당장 어디로 옮길 수도 없어 더 답답하다”고 허탈해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당장 우리 아이가 피해를 본 것도 아니니 교사들을 믿고 보내긴 하지만 남편이 감사 결과가 알려진 후 유치원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해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원비를 엉뚱한 곳에 써 지적받은 다른 유치원 학부모도 “평소 평판이 좋았던지라 우리 유치원은 괜찮겠지 했는데, 결과를 보고 정말 실망했다. 하지만 당장 옮기려면 다시 밤새 줄을 서거나 유치원마다 다니며 추첨을 해야 하는데다 된다는 보장도 없으니 답답한 노릇”이라며 불안해했다.

특히 부산은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부산지회가 지난 24일 비상총회를 열고 집단휴업을 논의한 사실까지 알려져 “뭘 잘했다고 휴업이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크다.

학부모와 유치원 간 깨진 신뢰는 입학 시즌이 다가올수록 더 큰 문제를 일으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상당수 유치원은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원아모집 등을 진행하기 위해 모집 시기를 지난해보다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온라인 유치원 입학지원 시스템인 ‘처음학교로’의 도입을 두고 교육청과 사립유치원 간의 힘겨루기가 계속돼 원아모집 시기가 더욱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부산의 한 유치원 관계자는 “감사 결과가 통째 공개되면서 문제가 된 일부 때문에 정상적으로 운영해 온 다른 모든 유치원이 ‘비리 유치원’으로 낙인찍히는 분위기”라며 “유치원은 물론 학부모와 아이들에게도 좋은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유총 부산지회 김정선 회장은 “당장 내년도 원아모집이 될지 우려하는 유치원이 많다. 특히 ‘처음학교로’의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학부모부담금이 없는 공립과 부담금이 있는 사립이 같이 지원자를 받게 되면 사립이 들러리를 서는 것밖에 되지 않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 RSS
  •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혐오를 넘어 공존으로
포용…나와 다른 너, 우리
걷고 싶은 길
양산 교동 국개 벽화마을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