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지역 청년 1000명에게 매달 10만 원의 월세를 지원하기로 했다. 부산의 청년 가구 비중은 크게 늘었고, 평균 월세액도 올해 기준으로 50만 원에 달해 청년의 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률이 높다는 점을 고려한 정책이다.

시는 청년 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월세 지원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보건복지부와 사회보장제도 신설을 협의 중이라고 6일 밝혔다. 시의 청년 월세 지원사업은 부산에 사는 만 18~34세 청년 가운데 중위소득 120% 이내인 1인가구 청년을 대상으로 한다. 공모를 통해 1000명을 선정해 월세를 지원한다. 사업 첫해는 공모와 행정절차 등을 고려해 1인당 연 90만 원을 지원한다. 부산에 사는 청년이 임대차계약서에 명시된 월세를 우선 납부하면 시는 이를 확인한 뒤 개인별로 월세 지원액을 준다.

부산에서 월세로 거주하는 청년가구의 비율은 1999년 12.0%에서 2014년 24.2%로 배 이상 증가했다. 장년가구 비율은 같은 기간 11.1%에서 16.8% 증가하는 데 그쳤다. 평균 월세액도 지난해 47만 원에서 올해 50만 원으로 늘었다. 청년의 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률(RIR)은 19.2%로, 장년층(18.5%)에 비해 높다. 게다가 보증금은 낮아지고 월세는 높아지는 추세여서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 고충이 가중되고 있다.

시는 현재 청년을 대상으로 전·월세 보증금 대출을 연계하고 이자 비용을 지원하는 머물자리론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월세 비중이 늘어나면서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에 근무 중인 청년을 대상으로 월세를 지급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일반 청년을 대상으로 월세를 지원하는 것은 부산이 전국 최초다.

시 관계자는 “민선 7기의 청년 정책은 청년신뢰 청년주체 청년자립이라는 방향 아래 추진되며, 이번 사업이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