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보다 최고 20% 이상 줄어
- 각종 사업·정규직 전환 차질
- 공연·전시 계획 새로짜야 할 판
- 자율성도 훼손돼 거센 반발
부산시가 공공기관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지역 문화예술 관련 기관들의 내년 살림살이에 ‘비상’이 걸렸다. 시가 편성한 예산이 올해보다 많게는 20% 이상 줄어들면서 각종 사업이 축소되거나 인력 구조조정까지 단행될 위기에 처했다. 기관들은 민선 7기가 강조한 문화예술의 자율성과 독립성 보장과는 동떨어진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부산문화재단의 경우 2019년 예산이 올해 300억 원보다 5%(15억 원) 줄어든 285억 원으로 편성됐다. 분야별로 운영비(내년 예산 14억 원)와 고유목적 사업비(24억 원)가 각각 20% 축소됐다. 기본재산 적립금도 올해 20억 원인 데 반해 내년은 0원이다. 반면 국·시비 매칭 사업인 위탁사업비(247억 원)는 올해보다 7%가량 늘었다.
위탁사업비는 늘었지만 운영비와 고유목적 사업비가 줄어들면서 해당 항목 관련 사업에 차질이 예상된다. 우선 비정규직 17명의 정규직 전환 일정에 문제가 생겼다. 예술인복지센터와 원도심창작공간 운영, 포럼 개최 등 고유목적 사업비가 투여되는 10개 사업은 각각 규모를 줄일 예정이다. 재단 측은 “재단이 재량으로 계수 조정을 할 수 있는 고유목적 사업비가 줄고, 재단이 고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체 사업도 위축돼 내년도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올해 60억5000만 원이 지원됐으나 내년에는 20억 원이 삭감된 40억5000원이 책정됐다. 시 관계자는 “국비가 늘어날 것을 감안해 시비를 삭감했지만 국비가 예상보다 적게 확보되면 추경을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BIFF 측은 국비 증액을 위해 다각도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화의전당은 내년 시의 출연금이 올해 60억 원보다 20%(12억 원) 줄어든 48억 원으로 편성됐다. 애초 영화의전당은 인건비 증가 등을 이유로 지난해 수준인 77억 원을 요청했지만 올해보다 더 떨어져 난감한 입장이다. 영화의전당은 시 출연금이 대부분 운영비로 집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예산을 줄이기 위해 구조조정 외에는 뚜렷한 방법이 없다고 호소한다. 이럴 경우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는 정부와 시의 정책에 역행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부산문화회관의 내년 시 출연금도 올해 104억 원보다 18억5000만 원(18%)이 줄어든 85억5000만 원으로 편성됐다. 삭감된 예산 탓에 시설 투자 계획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문화회관 관계자는 “부산시민회관이 지은 지 45년이 넘어 노후 시설을 보수할 계획이었으나, 예산이 부족해 일단 미루고 운영비도 5억 원가량 줄여야 한다”며 “공연과 전시 사업은 최대한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해 줄어든 예산에 맞춰 계획을 다시 짜야 한다”고 밝혔다.
문화예술 관련 기관의 대폭적인 예산 삭감이 알려지자 한 문화계 인사는 “민선 7기의 문화 정책은 다를 것으로 기대했는데 실망스럽다”며 “다른 분야와 달리 문화 관련 기관의 예산 삭감은 파장이 커 앞으로 문화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말했다. 정홍주 안세희 김민정 기자
◇ 부산시의 내년도 문화예술 기관 예산 (지원금·출연금) 편성 현황 |
기관 |
올해 |
내년 |
BIFF |
60억5000만 원 |
40억5000만 원 |
영화의전당 |
60억 원 |
48억 원 |
부산문화회관 |
104억 원 |
85억5000만 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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