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계 “역사적으로 큰 가치”
부산 금정구 노포동 고분군에서 청동기시대 전기부터 사람이 살았다는 사실이 확인돼 “역사 교과서를 새로 쓰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포동 고분군의 역사적 가치가 알려진 이후 청동기시대 전기 유적이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 학계의 관심도 쏠린다.
금정구는 삼한 시대 고분군으로 유명한 노포동 일대에서 문화재 발굴 조사를 진행해 청동기시대 대형 직사각형 주거지 2기와 원형 주거지 1기를 발견했다고 16일 밝혔다. 금정구의 의뢰를 받아 지난 8월 1일부터 노포동 고분군 정비사업 부지 내 유적 문화재 발굴 조사를 한 부산박물관은 이곳에서 청동기시대 주거지를 비롯해 구상유구와 수혈(물웅덩이) 등 사람이 살았던 흔적을 찾았다.
부산박물관은 이번에 발견한 주거지 중 2기는 청동기시대 전기의 유적이라고 발표했다. 직사각형 형태로 가로세로 길이가 각각 ‘11.4 × 3.7m’ ‘12.2 × 2.9m’에 달하는 대형 주거지다. 또 주거지 내부에서 난방이나 요리를 하려고 반복적으로 불을 피운 흔적과 목공예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돌날, 벼 이삭을 베는 데 쓰이는 반달돌칼 등도 나왔다.
다른 1기(원형)는 청동기 후기 유적으로, 한반도 남부 일대에서 주로 발견되는 송국리(충남 부여군)형 주거지다. 지름이 7.5m로, 부산박물관 측은 수영강 수계에서 확인되는 송국리형 주거지 중 최대급이라고 설명했다.
노포동 고분군은 1983년 인근 주민에 의해 발견된 토기 3점이 부산시에 신고되면서 그 역사적 의미가 전파됐다. 이후 1984년부터 1986년까지 2차례에 걸쳐 발굴 조사가 시행됐다. 그 결과 노포동 고분군에서는 3세기 중엽에서 4세기 초에 걸친 분묘 유적으로 목곽묘를 주축으로 하는 묘제와 함께 와질토기 철제무기류 장신구가 다량 출토됐다. 이를 통해 노포동 고분군은 부산지역뿐 아니라 영남권 일대 삼한 후기 문화를 대표하는 유적으로 자리 잡았다. 그 중요성이 인정된 1996년에는 부산광역시 기념물 제42호로 지정됐다.
이번 발굴 성과에 대해 학계는 노포동 고분군의 역사적 정체성을 새로 쓰게 됐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부산박물관 안해성 학예연구사는 “처음 발굴 조사에 나섰을 때만 해도 청동기 전기의 유물이 발견될 거라고 기대하지 못했다”며 “부산에서 청동기 유물이 확인된 것은 매우 드문 사례다. 노포동 고분군에서 장기적 학술 조사를 한다면 추가로 청동기 유물이 발견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