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민 세금 425억 들인 시설
- 시 방치 속 애물단지 전락 위기
부산시가 수백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기장해수담수화정수센터가 주민 반대에 부딪혀 완공 이후 4년가량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하지만 시는 여전히 “대책이 없다”며 손을 놓고 있어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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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부와 수자원공사 등으로 이뤄진 정부 자연정책현장 시찰단이 23일 부산 기장해수담수화정수센터를 둘러 보고 있다. 전민철 기자 |
23일 환경부와 수자원공사 등 ‘정부 자연정책현장 시찰단’은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와 함께 기장해수담수화정수센터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상수도본부는 시찰단에게 11개월가량 중단된 해수담수화 시설의 기능 저하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 운영 재개를 위해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해수담수화 사업은 2006년 물 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건설교통부(현 국토부)가 연구개발(R&D) 혁신 과제로 추진했다. 식수원 다변화가 필요했던 부산시는 담수화 플랜트를 통해 기장군민에게 식수를 제공할 목적으로 2009년 4월 정부, 광주과학기술원, 두산중공업과 협약을 맺었다. 시는 전체 사업비 1954억 원 중 425억 원을 부담해 2009년 4월부터 기장군 기장읍 대변리 일원에서 플랜트 공사에 들어가 2014년 12월 완공했다.
완공 후 2년 동안 기장어촌계와 기장군의회 등이 무려 433차례에 걸쳐 수질을 검증해 이상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으나 주민들은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에 시는 2016년 12월 선택적 공급제 방식에 따라 희망 주민에 한해 담수화 수돗물을 공급하려 했다. 하지만 시설 소유주인 국토부와 시가 두산중공업에 지급해야 하는 시설 유지관리비(24억 원)를 놓고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두산은 지난 1월 수출용 플랜트 연구 시설 외 담수화 시설의 운영을 중단했다.
협약에 따라 해당 시설은 내년 12월 공정 고도화 연구 개발이 종료되면 시에 무상 양여될 예정이지만, 유지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활용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담수화 수돗물을 생산한다는 목표로 지난해 말까지는 한 달에 2, 3차례 시설을 가동했으나 두산이 현장에서 철수한 이후 유지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기능 저하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시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 수자원관리과 관계자는 “서병수 전 시장 시절 공론화위원회를 꾸려 논의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무산됐고, 현재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다음 달 시의 조직개편 이후에나 관련 방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시찰단이 담수화 시설 운영 재개 방안으로 담수용 취수 다변화, 플랜트 이전 등을 제안했으나 상수도본부 측은 “비용이 너무 과하게 든다”며 불가 입장을 밝혔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