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3은 교육복지 전혀 못 누려
- 학부모·학생 “큰 박탈감 느껴”
“비켜 가도 이렇게 절묘하게 비켜 갈 수 있을까요….” 부산의 고등학교 2학년 학생과 학부모는 최근 큰 박탈감과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 내년부터 부산에서는 고교 무상급식과 생애 첫 무상 교복, 수학여행비 지원 등 교육복지 정책이 대거 시행되지만 이들은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27일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의 설명을 종합하면 시와 교육청은 내년 부산지역 모든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무상 급식을 실시한다. 2020년 고교 2학년, 2021년 고교 3학년까지 순차적으로 무상 급식 대상이 확대된다. 2021년이면 초중고 전체 무상 급식이 실현된다.
문제는 내년에 고3이 되는 현재 고2 학생이다. 이들은 고교 입학 후 올해까지 무상 급식 혜택을 받지 못했고, 2020년에 졸업해 2021년 고3 대상의 무상 급식 혜택 역시 누릴 수 없다.
서울도 내년부터 고등학교 무상 급식을 시작하지만 부산과는 다르게 고3 학생들이 가장 먼저 혜택을 받은 뒤 고2, 고1로 범위가 확대된다. 고교 무상 급식을 시작하고도 아무런 혜택을 받을 수 없는 현재 고2 학생의 상대적 박탈감을 줄여주고, 정책 시행 후 소외되는 학생을 최소화한다는 취지다.
현재 고2 학생은 ‘무료 수학여행’ 혜택도 받지 못한다. 교육청은 내년 고2, 2020년 중2, 2021년부터는 초등 6학년을 대상으로 수학여행 경비를 지원한다. 현재 고2 학생은 이미 수학여행을 다녀온 터라 당연히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생애 첫 무상 교복’도 마찬가지다. 교육청은 내년부터 중1 학생에게 교복을 현물로 지원한다. 연제구 중구 수영구 기장군에서는 내년부터 고1 학생에게 교복 구입 비용을 현금으로 지원할 계획이지만, 이 역시 현재 중3 학생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고2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억세게 운이 없다’는 푸념이 나오는 이유다.
이들과 달리 모든 혜택을 차례로 누리는 ‘운 좋은’ 학생들도 있다. 현재 초등 6학년은 내년 중학교에 입학할 때 생애 첫 교복 지원 사업으로 교복 동·하복을 현물로 받는다. 지난해부터 중학교 전체 무상 급식이 이뤄지고 있어 3년 내내 무상 급식 혜택을 받는다. 중2가 되는 2020년과 고2가 되는 2023년에는 무료 수학여행을 떠난다. 당연히 고교 3년 내내 무상 급식 혜택도 받는다.
고1, 2 자녀를 둔 조수경(45·해운대구 좌동) 씨는 “고2인 첫째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약간의 식품비를 지원받은 것 외에는 어떠한 혜택도 받지 못했다. 시기가 안 맞아서 어쩔 수 없다지만 섭섭한 건 사실”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고2 학생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은 안타깝다”면서도 “교육의 연속성 차원에서 고교 1학년부터 시작해 대상을 확대하는 게 자연스럽다고 판단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