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탑승 안내 외 권한도 없어
최근 초등학생 갇힘 사고가 발생하는 등 잦은 고장으로 문제를 일으킨 부산 동구 좌천동 경사형 엘리베이터(국제신문 29일 자 7면 등 보도·사진)가 사고 대응에도 매우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동구의 설명을 종합하면 좌천동 경사형 엘리베이터에는 15명의 인력이 하루 5명씩 순환 근무한다. 이들은 노인 일자리 사업에 따라 배치됐으며, 모두 70세 이상 고령자다. 1명이 3시간씩,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5명이 돌아가며 일한다.이들은 ‘관리자’지만 엘리베이터 주변을 청소하거나, 탑승을 안내하는 일을 한다. 이번 초등학생 갇힘 사고와 같은 돌발 상황이 생기면 구청에 연락을 취하는 것 외엔 별도의 권한이나 대응 매뉴얼도 없다.
동구는 엘리베이터 사고가 발생했을 때 관리자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동구 관계자는 “구청에 연락하고 119에 신고하는 것 외에 관리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했다.
이 때문에 노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취지는 좋지만, 갑작스러운 사고에 신속하게 대처하고 매뉴얼에 따라 사후 조처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관리자를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근 주민 한모(67) 씨는 “주변 고등학교 학생들이 엘리베이터에 우르르 타서 뛰는 등 장난을 칠 때는 옆에서 보기에 불안하다”며 “관리자가 위험한 행동을 제지하고 사고에 기본적인 대응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동구 관계자는 “비용 문제가 있어 엘리베이터를 관리하는 전담 인력을 두기가 어렵다”며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계속 관리직을 충원하되, 평균 연령을 낮추는 등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