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의회 1인당 100만 원 줄이자
- 노조 측 “의원 외유비부터 삭감”
- 의회 앞에서 항의 피켓 시위
- 의원들 “예산 심의는 우리 권한”
부산 금정구의회가 퇴직 공무원에게 지급하는 해외연수 경비를 삭감하자 공무원 노조는 구의원의 업무 추진비를 먼저 깎으라고 나서 양측이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의회가 모범을 보이는 게 먼저라고 주장하는 반면 의회는 의회 예산 심의를 존중해야 한다고 맞선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금정구 지부는 퇴직 공무원의 해외연수에 지급되던 예산을 삭감한 금정구의회를 규탄한다며 21일까지 의회 앞에서 시위를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노조는 이날 오전 9시와 오전 11시30분 등 두 차례에 걸쳐 피켓 시위를 벌였다.
노조는 편성 근거가 있는 예산인데도 의회가 일방적으로 금액을 깎았다고 주장한다. 금정구는 내년도 예산안에 퇴직 예정 공무원 30명의 해외 연수 경비(1인당 최대 350만 원) 항목을 포함했다. 그러나 의회 기획총무위원회는 “편성 근거가 없는 예산”이라며 이를 전액 삭감했다. 노조가 “금정구 공무원 후생복지 조례와 노사합의 등 근거가 있는 예산”이라고 문제를 제기하자 의회 예산결산위원회는 1인당 250만 원 수준으로 부분 삭감하는 것으로 심의했다. 하지만 노조는 애초 요구한 금액으로 전액 복원시킬 것을 요구한다. 노조는 또 퇴직 공무원의 해외연수 비용을 삭감하기에 앞서 의회가 먼저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우현 금정구 지부장은 “의원은 매년 350만 원을 들여 선진지 견학이라는 명분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온다. 공무원이 평생 한 번 다녀오는 퇴직 여행 경비를 삭감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의회는 업무추진비와 의정운영 공통경비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의회가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의회는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경비 전체를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정구의회 조준영 예결위원장은 “퇴직 공무원 해외여행 경비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다. 공무원에게 주어지는 포상금 규모 역시 10% 증가했다”며 “퇴직 공무원의 노고에 감사를 표시할 필요도 있지만 전체적인 예산 지급 규모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정구는 올해 퇴직 공무원 20명에게 최대 350만 원의 해외연수 경비를 지급했는데, 내년에는 10명 많은 30명이 퇴직해 전체 액수가 크게 늘었다는 게 의회의 설명이다.
의회는 또 예산 심의는 명백히 의회의 권한이자 영역이라고 선을 그었다. 조 위원장은 “노조가 의회의 예산 심의를 놓고 의견을 낼 수는 있지만 예산 심의 결과에 변동을 주려고 해서는 안 된다. 의회는 의회의 역할이 있는 만큼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