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기초보장제 확대되며
- 지원폭 부산형보다 더 많아
- 시 “내년 종료 후 개편 검토”
부산형 기초보장제도(이하 부산형)가 시행 2년 만에 존폐 갈림길에 섰다. 부산형은 2016년 10월 부산시가 정부 복지 혜택에서 제외된 저소득층 시민을 구제하려고 도입한 제도인데, 최근 보건복지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지원 대상자 폭이 오히려 부산형보다 더 커졌기 때문이다. 시는 제도 개편을 고심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난감해한다. 정부와 지자체의 복지제도가 협의 없이 제각각 시행되면서 애꿎은 저소득층만 혼란을 겪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는 부산형 지원을 내년 12월 31일 자로 종료하고 2020년부터 제도를 개편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시는 당장 내년부터 기준을 완화해 65세 이상 노인과 중증 장애인이 포함된 신청 가구는 부양의무자 조사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시의 이 같은 조처는 정부의 기초생활보장제도 대상이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지난 10월 기초생활보장제도 주거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했다. 또 내년 1월부터 생계·의료급여 대상자 조사에서도 노인과 중증 장애인이 포함된 가구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없애는 등 자격 요건을 더 완화한다.
이렇게 되면 부산형이 지원할 수 있는 대상자가 오히려 정부 제도보다 적어진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완전히 폐지돼 부산형의 ‘기준 완화’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됐다. 부산형은 여전히 부양의무자의 부양 능력 판정액을 1·2인가구는 1인 대상 가구 기준 중위소득 170% 이하, 3인 이상 가구는 140% 이하로 유지한다. 기초생활보장제도와 부산형 모두에 적합한 가구는 국가 제도를 우선 신청해야 한다.
이처럼 부산형이 유명무실해진 건 수치로도 확인된다. 부산형의 올해 신규 지원은 1~9월 1290건(월평균 143.3건)이다. 하지만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된 이후 10, 11월 두 달간은 91건(〃 45.5건)으로 크게 줄었다. 반면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주거급여는 지난 1~9월 192건(〃 21.3건)에 그쳤지만 지난 10, 11월 두 달 동안에만 8487건(〃 4243.5건)으로 급증했다.
시는 신규 대상이 된 가구의 지원 기간이 1년인 점을 고려해 내년 12월까지는 부산형을 유지하기로 했다. 기존 대상자에 대한 지원은 1년이 끝나면 자동 종료된다. 부산형의 예산은 올해 48억 원에서 내년 36억4000만 원으로 줄었다.
시 관계자는 “부산형을 유지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지급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정법상의 문제, 예산 증액 등의 문제가 있어 곤란하다”며 “다음 달부터 부산복지개발원과 개편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