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촬영소의 이원화 방안을 제시해 논란을 야기한 영화진흥위원회(국제신문 지난 10일 자 8면 보도)가 기장군과 긴급 협의회를 가졌으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15일 오후 부산 기장군 군수실에서 열린 협의회에서는 20여 분간 고성이 오갔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문화체육관광부라는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인 부산시, 기장군이 영진위와 협약을 맺은 사안”이라며 “그런 사업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영진위 오석근 위원장은 “나라 간 협약도 뒤집는 판이다. 영화발전기금으로 운영되는 영진위 입장에서는 영화인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고 받아쳤다. 오 위원장은 이어 “영화인들은 우리의 자산에서 사업하기를 바란다. 660억 원을 투입해 군이 제공하는 임대 부지에 촬영소를 세우면 수십 년 뒤 우리의 자산은 소멸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종합촬영소 건립 사업은 기장군 장안읍 기룡리 도예관광힐링촌 24만9490㎡ 부지에 실내·야외 영화 촬영 세트장과 제작 지원 시설, 후반 작업 시설, 숙소 등을 세우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2016년 6월 기장군이 부지를 무상 임대하고 영진위가 사업비를 부담하는 내용의 협약이 체결됐다.
이후 사업이 지지부진하다가 영진위가 ‘부지 안정성’을 주장하며 사업 이원화 카드를 꺼내 들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영진위는 시설 투자에 돈이 많이 드는 실내스튜디오를 땅값이 저렴한 곳에 건립하고, 실외 촬영장은 기장군에 두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영진위 측은 이날 “사업 이원화는 여러 방안 중 하나다. 부지 안정성만 확보되면 모든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기장군은 “이제 와서 부지 안정성을 이유로 원안을 바꾸면 막대한 손실이 생긴다”고 반박했다.
오 군수는 “부지를 무상으로 임대하겠다는 것 자체가 안정성을 의미한다. 위원장이 바뀔 때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오 위원장은 “사업이 지지부진하면 개성공단이라도 갈 판이다. 그래도 협의를 통해 대안을 찾겠다”며 협의의 여지를 남겼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