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설공단 “롯데 측이 낮게 책정”
- 관련 소송 이달 말 1심 선고

부산의 한 지하상가 상인들이 부산시설공단으로 운영권이 이관된 후 임대료가 폭등했다며 소송을 제기해 논란이다.

부산진구 서면 중앙몰 상인 18명은 시설공단을 상대로 임대료 관련 소송을 제기해 이달 말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중앙몰은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지하 분수대부터 도시철도 서면역까지 이어지는 상가로, 25개 매장이 있다. 2017년까지 ㈜롯데쇼핑이 운영하다가, 이후 시설공단으로 운영 기관이 변경됐다.

상인들은 시설공단의 위탁을 받은 감정평가사가 임대 면적에 공공 면적인 주차장 면적을 포함해 임대료를 부풀렸다고 주장한다. 임대료는 임대 면적과 단가를 곱해 책정된다. 중앙몰 감정평가서를 보면 임대 면적이 실제 매장 면적인 전용 면적과 차이가 나고, ‘주차장 면적 포함 임대 면적당 단가’가 매겨져 있다.

감정평가서에 A매장 임대 면적은 223.08㎡(67평)로 돼 있지만, 매장 전용 면적은 99㎡(30평)이다. A매장은 이에 따라 연간 임대료가 롯데쇼핑과 계약 당시 연간 34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3배 가까이 치솟았다.

B매장은 감정평가서상 임대 면적이 159.16㎡(48평)이지만, 매장 전용 면적은 62㎡(19평)이다. B매장 임대료 역시 2400만 원에서 6800만 원으로 역시 3배 가까이 올랐다.

이에 대해 시설공단 관계자는 “주차장 면적은 실질적인 임대료 산정에 포함되지 않았다. 롯데쇼핑이 운영할 때 지나치게 낮게 책정됐던 임대료가 현실화된 것”이라며 “원칙대로 계약을 해지하고 입찰 방식을 취했으면 지금보다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됐을 것이다. 계약을 승계해 수의계약을 맺은 건 상인들에게 오히려 특혜를 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중앙몰 상인들은 “사기업인 롯데도 임대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협상했다. 공공기관이 운영하면 사정이 나아질 줄 알았는데 더 궁지에 몰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