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 5억7900만 원 부당이득
- 검찰, 총괄운영자 등 7명 구속
‘유령법인’을 설립해 대포통장만 수백 개를 개설한 뒤 범죄 조직에 대량 유통한 일당이 검찰에 잡혔다.
최근 개인 명의 대포통장은 단속 강화로 구하기 어렵지만, 법인 통장은 개설이 쉽고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범죄 조직이 눈독을 들인다.
부산지검 강력부(류국량 부장검사)는 유령법인을 내세워 대포통장을 개설한 뒤 범죄 조직에 넘긴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로 대포통장 총괄운영자 A(32) 씨 등 26명을 붙잡아 7명을 구속하고 19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A 씨 등은 2015년부터 최근까지 유령법인 114개를 이용해 579개의 대포통장을 개설·유통하고 부당 이득을 5억7900만 원 챙긴 혐의를 받는다.
A 씨 등은 창업이 쉬운 인터넷 쇼핑몰과 의류판매업 등으로 업종을 정하고, 잔고증명서와 사무실 임대계약서를 꾸민 뒤 은행에 제출해 손쉽게 법인 계좌를 만들었다. 이들은 단속망을 피하려고 명의대여자 1인당 법인 2개만 설립하고, 각 법인은 4개의 통장만 만드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는 금융기관 업무방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
이들은 가짜 법인으로 만든 대포통장을 보이스 피싱이나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 등 범죄 조직에 고가로 팔아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 명의 대포통장은 명의자 변심으로 계좌를 지급 정지시키거나 통장을 재발급받아 돈을 가로챌 위험이 있지만, 법인 계좌는 장기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개당 100만 원에 거래됐다.
또 법인 대포통장은 개인 명의보다 추적이 어려워 사용료가 처음에는 3개월에 100만 원에서 2차, 3차 전매자를 거치며 최종 거래 가격이 월 200만 원으로 뛰었다. 적발되더라도 벌금 대납을 약속하며 “대출해준다는 말에 속아 모르는 사람에게 통장을 넘겼다”고 허위 진술하게 만들어 2년간 ‘꼬리 자르기’로 수사망을 피해 왔다.
검찰 관계자는 “대포통장은 보이스피싱 등 거의 모든 범죄의 시작이자 온상으로 폐해가 심각하다. 중형을 구형하는 등 엄정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