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급 총책 30대 구속·2명 입건
개인 명의로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만드는 데 한계에 부닥치자 유령 법인을 등록해 보이스 피싱 범죄를 저지른 일당이 경찰과 검찰에 잇따라 붙잡혔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법인 명의로 대포폰 수백 대를 개통해 일부를 중국 보이스 피싱 조직에 넘긴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로 김모(35) 씨를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은 또 공범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 씨 등은 보이스 피싱 조직에 대포폰을 대규모로 공급하려고 지난해 8월 울산에 텔레마케팅 법인을 설립하고 법인 명의로 418대의 대포폰을 개통한 뒤 이 중 100대를 국제화물 운송을 거쳐 중국 조직에 팔아넘긴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대포폰을 넘기는 대가로 대당 50만 원을 받기로 보이스 피싱 조직과 약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그러나 이들이 실제로 5000만 원에 달하는 범죄 이익을 챙겼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씨 일당이 중국 조직에 판 대포폰은 보이스 피싱 범죄에 이용돼 현재까지 국내에서만 피해자 46명에게 6억7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 일당은 별다른 자본 없이 돈을 벌 방법을 궁리하던 중 법인을 등록하면 많은 휴대전화를 개통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대포폰 범죄에 뛰어들었다”며 “보이스 피싱 조직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부산지검 강력부(류국량 부장검사)는 유령 법인 114개를 내세워 대포통장 597개를 개설한 뒤 보이스 피싱이나 불법 스포츠토토 조직에 팔아 5억7900만 원을 챙긴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로 7명을 구속하고 19명을 불구속 입건(국제신문 22일 자 8면 보도)했다.
검경은 “대포통장과 대포폰은 보이스 피싱 등 거의 모든 범죄의 시작과 끝”이라며 엄정히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