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대통령에게 보내는 호소문
- “안전 개선법 국회서 마냥 계류”
지난해 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숨진 희생자 45명의 추모식이 엄수됐다.
지난 26일 오후 가곡동 세종병원 주차장에서 열린 추모식에는 유족 80여 명과 박일호 밀양시장, 종교인과 자원봉사단체 협의회 회원 등 18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박 시장은 추도사에서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지 못한 죄송함과 책임감을 느낀다”며 “안전이 우선되는 밀양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자녀나 친지를 화마로 떠나보낸 유족들이 헌화하는 차례가 되면서 식장은 흐느낌으로 가득찼다. 딸을 잃은 한 노모는 말을 잊은 채 제단의 사진을 올려다보며 “내 딸이 어쩌다 이리 됐나, 착한 내 딸이 어쩌다…”라며 오열했다.
김승환 유족대표는 이날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1주기 추모식이다. 화재사고 희생자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모든 기관이 앞장서서) 안전한 시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추도식을 마친 후 일부 유족은 추모식장 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병원과 밀양시 등에 섭섭한 심정을 밝혔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형식의 회견문에서 “부실한 안전 설비 등을 개선할 법안이 국회에서 마냥 계류되고 있다. (우리 사회가)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난을 겪어 비탄에 빠진 유족을 두 번 죽이는 행정체계를 바로잡고, 유족을 진심으로 위로해달라”고 호소했다.
세종병원에서는 지난해 1월 26일 화재가 발생해 45명이 숨지고 147명이 다쳐 총 192명의 사상자가 났다.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화재사고 중 인명 피해가 가장 컸다. 박동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