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부산을 보행친화 도시로 <7> 기장 오감도(道) 두 번째

멋진 풍광·이야기 넘치지만 … 차와 뒤엉킨 보행로 위험천만

  • 오광수 기자 inmin@kookje.co.kr
  •  |   입력 : 2019-02-07 19:37:27
  •  |   본지 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죽성 방파제서 출발 14㎞ 여정
- 윤선도가 자주 찾은 황학대부터
- SNS 명소 죽성성당·어사암 등
- 곳곳에 볼거리 널려 ‘즐거운 길’

- 광계말 인근부터 ‘고난’ 시작
- 왕복 2차로 폭 좁고 분리대까지
- 도보객 배려 않은 ‘최악의 길’

- 대변항~연화리~오시리아 거쳐
- 공수어촌 체험마을서 마무리

기장 오감도(道) 두 번째 이야기다. 기장군 기장읍 죽성리에서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과 가까운 시랑리 공수어촌체험마을에 이르는 구간으로, 총 14㎞ 정도 걷는다. 기암괴석과 파도 소리가 어우러진 수려한 해안 풍광 등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와 보행로가 아예 없어 포장도로 위를 아슬아슬하게 걸어야 하는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다’가 공존하는 구간이다.
   
부산 기장군 기장읍 죽성리 죽성 드림성당 주변을 찾은 관광객들. 죽성 일대는 임진왜란 당시 죽성왜성, 고산 윤선도의 황학대, 어사 이도재와 기생 월매 이야기가 전해지는 어사암 등이 있어 ‘콘텐츠의 보물창고’로 불린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스토리 넘치는 기장 죽성리

죽성 방파제에서 출발한다. 죽성리 일대는 ‘콘텐츠의 보물창고’다. 죽성초등학교 뒤편 구릉지대에 보이는 게 바로 죽성왜성. 임진왜란 당시 조선과 명나라의 공세에 밀린 왜군이 남해안에 장기간 주둔하기 위해 쌓은 왜성 중 하나다. 당시 남동해안 방어를 책임졌던 수군 기지인 죽성리 두모포진성을 허물고 빼낸 돌로 왜성을 쌓았다고 한다.

   
이런 사이 죽성리 두호마을 황학대에 닿는다. 두호마을에서 7년간 유배 생활을 한 고산 윤선도(1587∼1671) 유적지다. 윤선도는 자신이 자주 찾은 소나무 우거진 바위 언덕을 황학대로 이름을 붙였다. 그는 인근 봉대산에서 약초를 캐 주민들에게 제공했고, 이 때문에 ‘의원님’으로 불렸다고 한다.

황학대와 100여 m 거리에 죽성 드림성당이다. SBS 미니시리즈 드라마 ‘드림(DREAM)’의 메인 세트장이었다. 이곳에는 갈맷길 포토존도 있다. 예전에는 건물 안쪽으로 들어갈 수 없었으나 건물을 개보수하면서 갤러리 공간으로 쓰고 있다. 마침 그림과 글씨 관련 개인전(칼로 쓴 한국전)이 열리고 있었다.

드림성당에서 보행덱을 지나 ‘두모포 풍어제 터’ 표지석에서 어사암으로 건너갈 수 있다. 어사암 바로 옆은 거북바위. 머리를 치켜들고 뭍에 오르는 모습이다. 월전 방파제 쪽에서 보면 이런 모습이 확연하다.

어사암 이야기로 가보자. 어사암에는 ‘이도재 기(기생)월매’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이도재(1848~1909)는 ‘암행어사 박문수’의 그 ‘어사’다. 조선 고종 때 양곡을 실을 배가 부산포로 가던 중 침몰했다. 당시 굶주렸던 마을 사람들이 바닷물에 빠진 볏섬을 건져 먹었고, 이 때문에 관아에 끌려가 심한 매질을 당했다. 결국 조정에서 이도재를 보내 진상 파악에 나섰는데, 기생 월매가 어사를 설득해서 주민들이 방면되도록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월전항 방파제와 영화 ‘언터처블’ 촬영지인 장어구이 집을 지나 해안길로 향한다. 로쏘 카페를 지나서 가는 도중 ‘임란 공신 의병장 김산수, 동호장군 김득복 부자 묘’의 사연을 담은 안내판 앞에서 옷깃을 여민다.

■광계말 인근 보행로는 ‘최악’

해수 담수화 시설인 부산기장해양정수센터(대변리)가 바라다보이는 광계말 뒷산 인근에서 보행길은 최악으로 치닫는다. 이 구간 역시 해안 경관이 빼어나지만 걷는 이를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 걸어가는 왕복 2차로마저 폭이 좁은 데다 중간에 분리대까지 설치했다. 사람과 차가 같이 다니는 형국이다. 포장도로를 걷는 길은 대변 신항까지 이어진다.

‘대변어촌계 해녀 특산물 판매장’에서 해안 쪽으로 꺾는다. 대변 멸치로 유명한 대변항이다. 여기서 ‘대변’이란 지명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옛날 대변항 주변에 임금에게 올리는 대동미를 보관하는 대동고(大同庫)가 있었고, 대동고 주변의 포구라는 의미에서 ‘대동고 변포’로 불렀다. 이를 줄인 게 ‘대변포’이며, 지금의 ‘대변항’이다. 흔히 아는 그 ‘대변’이 아니다.

다시 대변항 쌈지공원, 연화리 신암 어민복지회관, 죽도를 잇는 연죽교를 지나 연화리 서암마을 표지판을 통과하면 송정과 기장군청 방면으로 각기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오시리아 해안 산책로로 향한다. 오랑대, 아난티코브(힐튼 부산) 쪽으로 가는 길이다. 흙길과 자갈길이 번갈아 이어지는데, 바다의 풍광에 잔잔한 파도 소리가 곁들여진다. 해양정수센터 부근 도로에서 몹시 상했던 마음을 보상받는 느낌이다. 오랑대를 거쳐 군 시설 정문 오른쪽 옆으로 오솔길이 나 있다. 이 역시 좋다.

이어 국립수산과학원 옆 해안길. ‘바다를 보며 쉬고 가세요’라는 표지판과 함께 벽면 곳곳에 ‘붙박이 벤치’를 만들어 놓았다. 걷는 이를 배려하는 마음이 이처럼 곱다. 수과원과 연결된 해동용궁사에서 공수마을과 송정 방면으로 숲속 산책길이 나 있다. ‘갈맷길 가는 길’이란 표지판이 있어 찾기는 쉽다.

호젓한 오솔길을 걷다 보면 시랑대와 만난다. 시랑대 쉼터를 연결하는 덱은 안전 문제로 통제돼 있으니 왼쪽 옆으로 돌아가야 한다. 공수어촌 체험마을에서 오감도의 두 번째 이야기를 마친다.

오광수 기자 inmin@kookje.co.kr 걷고싶은부산·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 상임이사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2. 2“한국 핵 잠수함·전작권 전환, 美 민주 승리로 제약 커질 듯”
  3. 3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4. 4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5. 5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6. 6‘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7. 7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8. 8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9. 9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10. 10회생인가 촉구 시민 목소리 1차분 6일 법원 제출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3. 3회생인가 촉구 시민 목소리 1차분 6일 법원 제출
  4. 4김민석, 신천지 논란에 “죄송…조사결과 공개해도 문제”
  5. 5곽규택 “산은, 대한항공이 통합 LCC 부산 설립 거부시 호반지원해야”
  6. 6신천지 의혹 역풍 휩싸인 김민석…계파갈등 격화(종합)
  7. 7전재수 시정 첫 행감…국힘, 기관장 인선 등 파상공세 예고
  8. 8부울경 全 국회의원 회생촉구 서명…노동청, 지광 출석 요구
  9. 9양당 모두 400억 토해낼 위기..선거법 개정 화두로
  10. 10“왜 사회적 지탄 대상 되려하나” 김대식, 지광에 회생 동의 촉구
  1. 1‘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2. 2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3. 3팔란티어 AI와 함께 만든다…부산 신발업체 창신 ‘혁신 점프’
  4. 42005 APEC 이벤트서 대표축제로…100만 인파관리 ‘근육’ 키웠다
  5. 5비에 화약 젖을라 손길 분주…400m 대형 불꽃 ‘카운트다운’
  6. 6한 달 새 금융사 37곳 47만 건 해킹…털린 돈도 10억
  7. 7비수도권 미분양 적체…LH 매입 신청 86% 탈락
  8. 8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9. 9수능날 증시 10시 개장…애프터마켓 오후 5~8시
  10. 10부산 ‘에이지테크’ 해외 노크…日 시니어 시장 진출 길 열어
  1. 1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2. 2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3. 3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4. 4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6일
  6. 6금정구 제2체육센터, 중투심서 또 고배
  7. 7황령산 봉수대 영문 안내판 설치키로
  8. 8문 전 대통령 거제생가 복원, 진통 끝 시의회 통과
  9. 9김해·전주시장 “특례시 기준 낮춰달라”
  10. 10“日 15% 수익보장” 주식리딩방 사기…4억 넘게 가로채
  1. 1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2. 2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3. 3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4. 4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5. 5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6. 6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7. 7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8. 8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9. 9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10. 10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우리은행
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왼쪽 팔·다리 못 써 휠체어 의존…홀로 병마와 싸우는 60대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제조업 AI 전환 적극적 추진…‘부산의 심장’ 활력 되찾겠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