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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398> 레테와 로테 : 괴테 그리고 롯데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2-07 19:14:55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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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신화에서 죽은 자는 다섯 개의 강을 차례대로 건너야 한다.

죽음으로 이끄는 레테처럼 치명적인 로테.
우선 금화 한 잎을 뱃사공 카론에게 주어야 한다. ①자신의 죽음에 아파하는 통곡의 강 아케론 ②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며 슬퍼하는 탄식의 강 코퀴토스 ③자신의 영혼을 깨끗이 불태우는 화염의 강 플레게톤 ④자신의 과거를 모두 잊어 버리는 망각의 강 레테 ⑤천국 엘리시온과 지옥 타르타로스로 나뉘는 사후 세계로 들어가는 저승의 강 스틱스다.

저승으로 가기 전에 이승에서의 모든 것을 깡그리 잊어 버리도록 건너는 강이 ④번 레테(Lethe)다.

레테는 망각의 여신이기도 하다. 이승에서 흔히 겪는 자연적 망각이 아니라 죽음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치명적 망각이다. 그래서 레테의 형용사인 레탈(lethal)은 파탈(fatal)과 유사어로 명(命)을 다해(致) 죽는 치명(致命)적이라는 뜻이다.

죽음의 뜻인 레테와 비슷한 로테도 죽음의 그림자를 내비친다. 괴테의 1774년 처녀작이자 출세작에서 로테(Lotte)는 샬로테 부프(Charlotte Buff)의 애칭이었다. 그녀는 실제로 괴테가 짝사랑했던 유부녀였다. 이룰 수 없는 사랑에 죽고 싶을 만큼 괴로웠던 괴테는 편지체 소설을 쓴다. 젊은 남자가 로테를 짝사랑하다 자살하는 이야기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다.
로테는 200여 년 후 롯데로 환생한다. 치명적인 로테와 달리 롯데는 끈질기며 활기차다. 우리의 먹거리 놀거리 볼거리이자 사는(buy) 곳, 사는(live) 곳의 이름이다. 이제 전방위적인 이름만큼 널리 베푸는 따뜻한 이름이길 바란다.

박기철 경성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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