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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구를 생태 자산으로 <7> 공존의 해법을 찾아서

늘어나는 습지… 민관 협치 통합관리·공론의 장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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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지 신도시·에코델타시티 등
- 잇단 습지공원 보존 고민해야

- 시설관리·탐방 ‘운영의 묘’ 찾고
- 조례대로 하구관리협의회 꾸려
- 주민과 소통, 공생방안 마련해야

- 람사르등록 시장공약 지지부진
- 시민단체가 나서 19일 간담회

부산이 자연과 공존하는 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생태 자산인 낙동강 하구 습지를 현명하게 활용하고,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하굿둑 개방, 람사르 습지 등록 추진 등 어느 때보다 습지를 둘러싼 환경이 급속하게 바뀌는 지금이 습지를 재조명할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해 왔던 방식으로는 요원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하구에 적용된 각종 보호구역을 ‘돈벌이를 막는 규제’로만 인식하거나 ‘보호만이 살 길’이라는 이분법 시각부터 버려야 한다. 시가 지속 가능한 개발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더해 지금의 변화를 제대로 활용할 지혜도 필요하다.
   
UN이 지정한 세계 습지의 날인 지난 1일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낙동강하구 문화재보호구역보전 시민연대 주최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세계적인 자연유산인 낙동강하구 문화재 보호구역을 파괴하는 개발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늘어나는 습지 공간

낙동강 하구 습지는 크게 4개 섬과 4개 모래톱, 그리고 4곳 둔치로 요약된다. 그러나 강줄기를 따라 떠내려 온 모래가 오랜 시간 차곡차곡 쌓여 새로운 모래톱이 만들어지는가 하면 개발사업에 따른 인공 습지도 잇따라 조성될 계획이어서 철새 도래지로서 낙동강 하구가 맡은 역할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커질 전망이다.

우선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내에 습지공원이 들어선다. 명지 국제신도시 1단계 부지 중 서편, 서낙동강 줄기를 따라 조성되는 습지 공원은 81만2756㎡로, 총사업비 450억 원이 투입된다. 올해 하반기 상단부가 우선 준공되며, 2020년 말 최종 완성될 예정이다. 습지공원은 자연이 중심이 된다는 점에서 일반 공원과 다르다. 습지와 갈대 숲, 철새 먹이 활동을 위한 무논과 먹이터같은 새들의 공간이 넓게 조성된다.

2023년까지 조성을 목표로 추진 중인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내에도 인공 습지가 있다. 에코델타시티 사업을 추진 중인 한국수자원공사(K-water)에 따르면 전체 부지 중 남동쪽 끄트머리에 62만6000㎡의 습지생태공원이 들어선다. 여기에는철새 서식 공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서낙동강 줄기를 따라서 폭 100m의 완충구간이 있는데, 이 중 일부 구간에 기존 논습지를 활용한 철새 먹이터(약 6만6000㎡)가 조성된다.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내에 조성될 습지생태공원 조감도.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 관리 일원화 고민해야

이처럼 관리해야 할 습지가 확대되면서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보존할지가 향후 관심사로 부상할 전망이다. 현재 명지국제신도시 내 습지공원은 토지주택공사(LH)가, 에코델타시티 습지생태원은 K-water가 사업 주체이고, 기존 습지는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와 지자체가 나누어 맡고 있다. 습지와새들의친구 김경철 국장은 “시설 관리는 부산시가 맡고, 시민단체가 각 습지를 통합할 운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민관 협치를 고민해야 한다. 국립생태원과 같은 기관을 만드는 방법도 있다”고 제안했다. 부산대 주기재 생명과학과 교수도 “습지 탐방 프로그램을 을숙도 상단부(일웅도)로 집적화해서 통합 운영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민관협치가 말처럼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부산시가 낙동강하구에코센터를 민간 위탁하려하자 공무원노조가 반발해 무산된 된 것이 단적인 예다.

■ 낙동강하구관리협의회 부활부터

   
낙동강하구에 고니와 학의 도래를 기원하는 학춤 장면. 전민철 기자
낙동강 하구 습지를 부산을 대표하는 생태 자산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지자체 시민단체 시민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순천시의 사례만 보더라도 시가 끈질기게 설득하면서 주민들과 공생하는 방법을 찾았고, 시의 뜻에 동의한 주민들은 이후 든든한 우군이 되었다. 그러나 부산은 되레 거꾸로 가는 실정이다. 판을 벌이려면 먼저 멍석이라도 깔아야 하지만 있는 멍석도 ‘개점 휴업’ 상태이기 때문이다.

부산시 낙동강하구 보전·관리 조례 9조에는 하구관리협의회를 설치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 있다. 20인 이내 위원으로 구성되고, 위원은 전문가 시민단체 주민 등으로 위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협의회는 낙동강 하구 관련사업 추진 시 자문 역할을 맡는다. 그러나 2007년 일부 위원이 탈퇴한 이후 지금까지 재구성되지 못했다. 생명그물 이준경 정책실장은 “생태탐방 같은 찬반이 첨예하게 나뉘지 않는 사안의 경우, 협의회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수 있다. 부산시가 조직 개편을 통해 환경정책실을 신설하는 등 환경의 가치를 시정 핵심가치로 삼겠다고 했지만 협의회조차 구성하지 않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람사르 습지로 등록하는 불씨 재점화도 숙제다. 시는 지난해 10월 오거돈 시장 공약사항인 람사르 습지 등록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오히려 가덕도 신공항 건설 등 낙동강 하구를 둘러싼 다른 이슈에 밀려 후퇴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보다못한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이 오는 19일께 어민들과의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부산시의회 이성숙 부의장은 “시장이 심사숙고해 공약에 채택했다면 어려움이 있어도 극복해야 한다. 하지만 시가 람사르 등재를 호언장담한 후 모든 설득 작업이 중단됐고, 어민의 신뢰를 잃으면서 그나마 쌓아왔던 대화의 벽도 닫혀버렸다”며 “시가 못한다면 학계나 단체에 권한을 위임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시의회도 소통 구조를 재창출해 어민 설득에 나서도록 시를 압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부산시 최대경 환경정책실장은 “람사르 습지 등록은 해야 한다고는 보고 있으나 정책 우선순위 등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등록 신청 범위 등 다양하게 의견을 들어볼 것”이라고 밝혔다.
하송이 박호걸 기자 songya@kookje.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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