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격 높고 부동산 투자 쉽지않아
- 매수자 찾기 어려워 장기화 조짐
- 시 “인수 예산 확보 노력 계속”

경영난으로 파산 절차를 밟는 부산 침례병원(국제신문 지난달 18일 자 8면 등 보도)의 경매 입찰이 다시 열렸지만 이번에도 새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부산지법 경매4계는 21일 오전 침례병원의 두 번째 경매를 열었지만 응찰자가 없어 유찰 처리했다. 2차 경매 최저매각가격은 687억7256만1000원이었다. 지난달 17일 첫 경매가 유찰되면서 최저매각가격이 20% 떨어졌지만, 애초 가격이 워낙 높은 데다, 입찰이 거듭될수록 매각가격이 절반까지 떨어질 수 있어 매입을 원하는 사업자가 선뜻 나서지 못하는 모습이다.

침례병원의 3차 경매 입찰은 다음 달 28일 오전 10시에 진행된다. 최저매각가격은 기일마다 20%가 떨어지는데, 3차 기일 최저매각가격은 550억1804만9000원이 된다. 4차 기일(오는 5월 2일 예정)에는 1차 기일 가격의 절반 수준까지 내려갈 예정이다. 경매 절차는 법원이 제출된 입찰의향서 중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낸 매수인을 1주일 뒤 선정하면 마무리된다.

경매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침례병원과 같은 대형병원을 인수할 매수자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실제 일부 투자자가 병원을 둘러보고 가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부지가 종합의료시설로 묶여 있어 부동산 업자의 투자는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침례병원을 공공의료기관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부산시는 경매와 관계없이 예산 확보를 위해 중앙정부와의 협의를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침례병원의 공공병원화는 오거돈 부산시장의 공약이지만, 취임 후 법원에 구체적인 인수계획 등을 제출하지 않아 결국 경매절차에 들어갔다. 시는 지난달 행정안전부에 지방재정투자사업 타당성 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시 관계자는 “행안부 용역·심사 및 보건복지부 승인까지 받으려면 해를 넘길 것으로 예상돼지만, 부지 용도 변경을 막는 등 시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할 생각”이라며 “병원 투자자가 나타나더라도 응급의료센터 운영 등 공공성을 가질 수 있도록 시에서 다각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고 말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