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진행을 놓고 찬반 갈등이 빚어지는 부산 남구 대연비치 아파트에 온수·난방 공급이 중단되면서 아직 이주하지 않은 주민이 불편을 겪고 있다.
대연비치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달 28일 온수·난방 공급을 중단했다고 3일 밝혔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해 12월 온수·난방 공급 중단을 결정했다. 이 아파트는 중앙난방 방식이라 잔류세대 때문에 막대한 관리비를 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입주자 대표회의는 지난 1월 28일 이 같은 의결 사실을 공지했다.
총 1035세대인 대연비치에는 현재 200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남은 세대 중에는 보호자와 함께 사는 말기 암 환자도 있다. 보호자 권모(74) 씨는 “아내가 혼자 목욕탕을 갈 수 있는 능력이 안 돼서 내가 씻겨줘야 하는데 온수가 나오지 않아 전자레인지에 물을 데워 몸을 닦는 정도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 입주자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재건축 조합이 잔류 세대에 이주를 압박하려고 온수·난방 공급을 중단했다고 반발한다. 이민아 대연비치 재건축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잔류 세대가 계속 관리비를 지불하는데도 난방과 온수 공급을 끊었다. 재건축 찬반을 떠나서 사람이 살고 있는데 이럴 수가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이화숙 대연비치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합법적인 의결을 거쳐 난방 공급을 중단했으므로, 재론의 여지는 없다”며 “난방을 계속하면 한 세대당 수백만 원의 관리비를 내야 하는데, 잔류 세대가 부담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소수의 세대 때문에 재건축 절차가 지연돼 이주를 나간 세대가 한 달 500만 원 가량의 대출 이자를 추가로 내야 할 판”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입주자대표회의의 난방중단 조치는 입주자의 정당한 권리행사를 방해한 것으로 보고 지난달 21일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고소했다. 한편 비대위가 남구를 상대로 낸 관리처분계획 인가처분 무효확인 본안 소송은 오는 15일로 변론기일이 잡혔다.
류민하 기자 skycolor@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