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양수산청 긴급대책회의
- 부두기능 조기 폐쇄 등 논의

- BPA, 2년 전 재개발 계획에
- 지자체 요구 관광호텔 반영
- 6월 해수부에 사업제안서 제출

- 해수부, 별도 사업자 공모 고민
- “개발권한 시·남구에 있어 협의”

광안대교 선박 충돌 사고를 계기로 부산 남구 용호부두가 조기 폐쇄되고 항만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부산항만공사(BPA)는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안을 마련할 전망이다.

부산해양수산청은 5일 해양수산청에서 ‘용호부두 내 화물선 광안대교 충돌사고 관련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김준석 부산해양수산청장은 “부산의 해양수산 행정의 총괄 책임자로서 이번 사태를 빚은 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부산항이 물류 경쟁력을 갖추면서도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항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용호부두 기능 조기 폐쇄와 용호만 재개발 조속 추진 등을 비롯해 재개발 이행 전 사고 방지를 위한 선박 입출항 통제, 강제도선구역 지정 등과 같은 대책을 논의했다.

용호부두가 폐쇄되고 재개발이 본격 추진되면 용호만은 공공성을 한층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질 전망이다. 소규모 어항이 있는 용호부두는 주변의 대단지 아파트와 이기대공원, 광안리해수욕장 등 관광 자원과 어울리지 않게 낙후한 데다 광안대교 인근이어서 선박 통행 시 사고 유발 가능성이 커 재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용호부두는 2012년 항만재개발 1차 고시로 복합항만지구로 지정됐고, 2016년 4월 2차 고시에 전체의 55%는 해양문화지구, 45%는 공공시설지구로 각각 개발하도록 돼 있다.

BPA는 2017년 용호부두 재개발 계획 용역을 진행해 지난해 해양문화지구와 공공시설지구의 비율을 각각 30%와 70%로 해 공공시설의 비중을 한층 높인 계획을 밝혔다. 공유수면 6083㎡를 포함해 3만9051㎡에 이르는 용호부두 일대를 주변 관광 자원과 연계해 여가와 해양레저 체험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사업비는 330억 원이다. 부두 용지에는 유스호스텔, 잔디광장, 야영장, 소규모 공연장 등을 조성하고 수변에는 산책로, 쉼터, 해양레저 체험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하지만 지역 사회에서는 이곳에 중급 이상인 호텔이 들어와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돼 아직 재개발 용지 활용 방안을 확정하지 못했다.

박재호 국회의원실은 “유스호스텔은 경제성이 떨어지는 사업 아이템이어서 지역사회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시설이 들어와야 한다. 용호부두뿐만 아니라 인근의 ‘섭자리’도 어떻게 개발해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BPA는 관광호텔(5900㎡)을 만들고 공원, 레저시설을 계획안에 포함시키는 등 지자체 요구를 반영해 오는 6월께 해수부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BPA 관계자는 “남구 주민의 의견을 반영해 다양한 개발안을 구상하고 있다”며 “친수공간을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기조 아래 개발 계획이 빨리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BPA의 개발안과는 별도로 개발을 희망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자 공모를 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각종 개발 권한이 시와 남구에 있는 만큼 지자체와 협의해 업무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용호부두 재개발안과 사업시행자가 결정되면 2년 내로 용호부두가 폐쇄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