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계획인구 480만 목표
- 실제론 122만 적은 358만 그쳐
- 2008년·2010년 계획 변경 불구
- 410만 달성 사실상 불가능해져
- 부산시 ‘2020도시계획’ 문제점
- 개발 명분·국비예산 확보 목적
- 뻥튀기로 계획인구 늘려 잡지만
- 자연환경 수용능력 등 고민해야
도시 계획을 수립하는 데 있어서 장래 인구 추산은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도시의 규모와 기반시설 등 물리적 환경을 결정하는 기본 척도이기 때문이다. 즉, 계획 인구가 많거나 적으면 실제 인구를 감당하지 못하거나 기반시설이 과하게 조성돼 각종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수립된 부산시 도시계획에서 계획 인구는 실제 인구와 얼마만큼 맞아떨어졌을까. 그리고 현재의 계획인구는 어떤 과정을 거쳐 설정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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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강서구는 지난 20여 년 동안 각종 개발사업이 끊이지 않았음에도 실제인구는 계획인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사진은 다대포에서 바라본 강서구 전경. 김성효 전문기자 |
■근처에 가지도 못한 계획인구
일제시대 수립된 부산시 최초의 도시계획은 이후 폭증하는 인구를 예측하지 못해 무용지물이 됐다. 1960년대까지 40만 명이 될 것으로 추산했는데, 1950년대 이미 100만 명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때는 전쟁이라는, 예측 불가능한 재난 탓이었다. 문제는 이후 수립된 도시기본계획에서의 계획 인구 역시 ‘허상’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1992년 수립된 ‘2011부산도시기본계획’상 계획인구는 480만 명. 당시 실제 인구는 388만 명으로 약 100만 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2011년 실제 인구는 되레 30만 명이 줄어든 358만 명 수준에 그쳤다.
‘2011년 부산도시기본계획’은 1998년 한 차례 변경되는데, 이때 계획인구는 450만 명으로 수정된다. 하지만 여전히 실제 인구와는 70만 명 가량 차이가 난다. ‘2020부산도시기본계획’에서도 마찬가지다. ‘2020계획’은 2005년 처음 수립된 후 2008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변경됐지만 계획 인구는 내내 410만 명이었다. 그러나 2018년 기준 부산 인구는 344만 명으로, 출산율 등을 감안하면 2020년 410만 명은 사실상 달성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2030년은?
부산시는 2012년 처음으로 ‘2030부산도시기본계획’을 수립했다. 계획인구는 410만 명으로 설정됐는데, 당시 실제 부산의 인구는 357만 명 수준이었다. 2013년을 기준연도로 잡은 ‘2030계획 변경안’에서도 계획인구는 바뀌지 않았다. 계획서에 따르면 계획인구 산정 기준으로 자연증가분과 사회적증가분 구분에 의한 추산방법이 적용됐다. 순수 출생률과 사망률을 근거로 추정한 자연증가로 350만 명에다 개발사업에 따른 외부 유입과 전입·전출 인구 추정을 바탕으로(사회적 유입인구) 60만 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부산은 지난해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앞서 인구가 자연감소 단계에 접어들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1만9100명이이었지만 사망자 수는 2만2600명으로 3500명이었다. 세종까지 포함한 8개 특별·광역시 중 자연감소를 기록한 곳은 부산이 유일하다. 부산의 자연증가인구는 2017년 이미 46명에 그쳐 위험수위에 달했었다.
사회적 유입인구 역시 벌써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부산시는 2016년 12월 발표한 ‘2030년 부산도시기본계획 변경(안)’에서 인구관련 현황으로 2010~2014년 인구 현황 지표상 ▷전출인구는 연평균 5.2% 감소 ▷ 일반가구 수 7.1%, 세대수 0.7% 증가를 제시했다.
그러나 전출인구가 아닌 전입인구를 같이 놓고보면 전체 인구는 내리막길이다. 2010년 이후 부산의 전입 인구가 전출 인구를 넘어선 적이 없기 때문이다. 매년 들어오는 사람보다 나가는 사람이 적게는 약 1만3000명, 많게는 약 2만8000명이 많다. 전출 인구만 보더라도 2012년 40만 명대로 떨어지지만 2014년과 2015년엔 다시 50만 명 대로 증가한다. 가구 수와 세대수 증가를 인구 증가로 연결짓는 것도 무리다. 특히 부산은 1인가구 비율이 33.88%(2017년 기준)에 달해 ‘가구 수·세대수 증가=인구 증가’로 보기 어렵다.
각종 개발사업에 따른 외부 인구 유입률도 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인다. ‘2030 계획’에서는 국제산업물류단지 50%, 산업단지 40%, 도시정비사업 20% 등 주요 개발 사업별로 인구유입률 비율을 정해놓고 이에 맞춰 인구 증가 규모를 추산했다. 만약 이처럼 새로운 사업마다 인구가 신규 유입됐다면 지난 10여 년 동안 강서와 기장에 산업단지 조성에 심혈을 기울였던 부산의 인구는 늘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뻥튀기 계획인구의 허점
이처럼 ‘뜬구름 잡는’ 계획인구를 수립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개발 사업 명분을 쌓고 국비 등 예산 확보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도시를 확장해야 하고, 도로와 같은 SOC 확충도 필요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현실과 괴리된 계획인구는 결국 과잉 개발과 원도심 공동화를 불러온다는 우려가 많다.
부산시의회 박민성 의원은 “부산이 앞으로 어떤 도시가 되어야 하느냐는 고민은 ‘부산의 적정인구는 과연 얼마인가’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과연 인구 증가만이 능사인지, 이룰 순 있는 목표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대 정주철 도시공학과 교수는 “토지이용계획 수립 과정을 보면 용지 산출은 인구에서 시작한다. 첫 단계인 입지요구에서 인구가 반영되고 그에 따라 공간필요량을 산정해 도시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라며 “해당 지역 자연 환경의 수용력 등은 고려되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 그러니 이에 따른 사회적 부작용에 대한 고민도 없다”고 꼬집었다.
하송이 박호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