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소녀상 관리 꺼려 “조례개정 네가 먼저”

지자체·기관들 기피 업무 책임 떠넘기기

  • 황윤정 기자
  •  |   입력 : 2019-03-12 20:13:25
  •  |   본지 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부산시, 책임 주체로 명시된 후
- 동구에 도로점용 대상 포함 요구
- 구 “상위인 시 조례가 먼저” 반발
- 동상은 두달간 보호 못받고 방치

3·1절 100주년인 지난 1일 “소녀상을 품겠다”고 했던 부산시의 선언은 말뿐이었다. 관련 조례 개정 이후 관리 책임을 담당 지자체인 동구에 떠넘기고 있다. 이에 대해 동구는 “법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맞서 양측 공방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인다. 시와 동구가 책임을 회피하는 사이 일본총영사관 앞 소녀상은 외롭게 방치돼 있다.

동구의회 남영심 의원은 최근 구정 질문에서 “소녀상을 합법화할 수 있는 기관은 동구가 아니라 부산시”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남 의원은 12일 “오거돈 부산시장의 ‘소녀상을 품겠다’는 약속이 지켜지도록 시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동구의회가 ‘발끈’하고 나선 건 시와 시의회가 소녀상 관리 책임을 동구에 은근슬쩍 넘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월 시의회는 부산시를 소녀상 관리 책임자로 지정하는 소녀상 보호 조례 개정안을 통과(국제신문 지난 1월 29일 자 9면 보도)시켰다. 그런데 시가 소녀상을 관리하려면, 도로법 시행령의 구체적 내용을 지자체 조례로 규정해야 한다. 도로 점용 허가 대상에 소녀상 같은 ‘역사 관련 조형물’을 포함해야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시와 시의회는 동구가 이런 내용을 넣어 조례를 개정하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동구와 동구의회는 “검토 결과 구 조례가 상위인 시 조례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법적으로 구가 단독으로 할 수 없다”며 시가 직접 조례를 개정하라고 맞섰다. ‘부산광역시 도로 점용 허가 및 점용료 등 징수 조례’를 보면 도로 점용 허가 대상은 ‘전통시장 상인이나 고객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차양, 비 가리개, 이 밖에 유사한 시설’이라고 규정돼 있다. 남 의원은 “시 조례에 따라 구가 권한을 위임받는 것”이라며 “구가 조례에 새로운 조항을 신설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동구와 동구의회는 지자체가 기관 위임 사무에 관해 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지에 관한 2000년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든다. 판례는 ‘권한 위임의 범위는 계획의 결정 및 변경 등 중요한 사항이 아닌 단순 사무’라고 판시한다.

여기에다 시는 부서별로 동구가 자체적으로 조례를 개정할 수 있는지를 놓고 엇갈리는 판단을 내놔 혼란을 부추긴다. 소녀상 담당 부서인 여성가족과는 “법적으로 가능하다”고 했지만, 공공 조형물을 관리하는 문화체육관광과는 “도로가 시 소유 재산인데 어떻게 조형물을 동구 마음대로 세우느냐”며 정반대 견해를 밝혔다.

국제신문 취재가 계속되자 시는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시 여성가족과 관계자는 “구 조례를 개정하라는 방침을 공식 전달하진 않았다. 시 조례를 바꾸는 방향을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황윤정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서범수 의원, 농지 훼손·환경오염 막는 강화 법률 개정안 발의
  2. 2고속도로 달리던 중 렌터카 핸들에서 뱀 출몰…소방 출동
  3. 3진주시, 70여 년 만에 보건소 단독 신청사 건립
  4. 4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낮 최고 13~18도
  5. 5정부, “가덕도신공항 건설 대한 주민 의견 최대한 많이 들을 터”
  6. 6반도체 날개 달고 韓 수출 사상 첫 9000억 불 돌파…올해 1조 달러 달성할 듯
  7. 7부산서 ‘불멍’ 즐기다 날벼락…일가족 2명 다쳐
  8. 8진주서 택시 화재…운전자 등 2명 화상
  9. 9[속보]피 토하는 아들 방치하고 사망보험 가입한 보험설계사 母 징역 3년
  10. 10[속보]‘엿새째 무소식’ 부캉이 진짜 떠났나…3일 최종판단
  1. 1서범수 의원, 농지 훼손·환경오염 막는 강화 법률 개정안 발의
  2. 2이 대통령 '순방 외교' 공방, '돼지 눈엔 돼지" 표현 논란도
  3. 3李 대통령 “다문화가정 지원, 문제 시정하는 게 차별 아냐”
  4. 4장동혁 “박근혜, ‘인재들로 총선 이기고 정권 탈환’ 당부”
  5. 5[속보] 국힘 장동혁, 李대통령에…“돼지 눈엔 돼지만 보이나”
  6. 6장동혁 “李대통령 ‘황제골프’ 수준 넘어 ‘민폐골프’”
  7. 7한미일 외교장관 “北 완전한 비핵화 위한 의지 재확인”
  8. 8李대통령 "다문화 지원 필요하나 역차별까지 정당화 안 돼"
  9. 9진성준 뒤늦게 美비자 발급, 野"한미동맹 균열 드러낸 외교 망신"
  10. 10“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1. 1정부, “가덕도신공항 건설 대한 주민 의견 최대한 많이 들을 터”
  2. 2반도체 날개 달고 韓 수출 사상 첫 9000억 불 돌파…올해 1조 달러 달성할 듯
  3. 3[속보]‘엿새째 무소식’ 부캉이 진짜 떠났나…3일 최종판단
  4. 4오픈AI 샘 올트만 깜짝 방한…삼성 사장단에 AI 특강(종합)
  5. 5롯데렌탈 매각 거래종결, 1조3000억원가량 대금 확보
  6. 6이재용 일본 반도체 패키징 거점 방문, 日 소부장 협력 모색
  7. 7못 말리는 한국 제품 인기…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 눈앞에(종합)
  8. 8은행 부실채권 1년만에 1조3000억 늘었다…8년6개월만에 최대
  9. 9동원개발, 협력사와 손잡고 ‘안전보건 상생’ 다짐
  10. 10국산 비만약 에페 공급가, 마운자로보다 40% 저렴
  1. 1고속도로 달리던 중 렌터카 핸들에서 뱀 출몰…소방 출동
  2. 2진주시, 70여 년 만에 보건소 단독 신청사 건립
  3. 3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낮 최고 13~18도
  4. 4부산서 ‘불멍’ 즐기다 날벼락…일가족 2명 다쳐
  5. 5진주서 택시 화재…운전자 등 2명 화상
  6. 6[속보]피 토하는 아들 방치하고 사망보험 가입한 보험설계사 母 징역 3년
  7. 7부산 영도 조선소 러시아 어선 화재…소방대원 1명 부상
  8. 8[속보] 핼러윈 인파 혼잡에 6호선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
  9. 9[한 손 뉴스] 마르는 회야강에 낙동강 물 공급 검토…양산시 타당성 조사 착수
  10. 10밤부터 비 그치고 월요일 오전 맑아져…평년 기온 보일 듯
  1. 1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2. 2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3. 3‘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4. 4“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5. 5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6. 6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7. 7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8. 8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9. 9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10. 10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우리은행
다시 피어나는 신중년
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부산에 살어리랏다…신(新)청산별곡
대학·마을에 스며든 이전 기관…지자체는 정주지원 화답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