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도 청학동 부두서 1월께 발생
- 해수청 “사고 지점은 도로부지”
- 구 “부두로 쓰인 곳” 관리 부정
- 두 달 방치하다 구가 복구키로
지자체와 정부 간 책임 떠넘기기 탓에 부산의 한 싱크홀(사진)이 두 달 가까이 방치되고 있다. 영도구 청학동 일원 부두 일부에 지난 1월 25일 발생한 싱크홀이 출입을 금지하는 안전울타리가 쳐진 채 12일 현재까지 복구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싱크홀은 지면에서 보기에 길이 1m, 폭 0.65m 규모다. 하지만 지하에는 길이 9m, 폭 8.5m가량 훨씬 큰 구멍이 생겼다. 부두 시설을 바다와 맞닿게 건립할 때 구멍이 뚫린 공유 블록을 시공해 그 사이로 바닷물이 들어오면서 흙이 쓸려내려 간 것으로 추정된다. 싱크홀 때문에 해수 차단벽이 파손되는 피해도 발생했다. 영도구는 사고 지점 출입을 막는 응급조치만 해둔 상태다.
영도구와 해수청은 복구 공사를 두고 서로 책임을 떠넘겼다. 해수청은 “부두 일원이 항만 구역이긴 하지만, 사고가 발생한 지점은 항만 시설로 고시된 지역이 아니라 도로 부지다. 국토교통부 소유 부지이므로, 이를 위임 관리하는 영도구가 싱크홀을 보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영도구는 “도로 부지라도 실제 부두로 쓰이는 만큼 부두와 연속 선상에 있는 지역으로 봐야 한다”며 “넓은 의미에서 항구이므로, 전문 기관인 해수청이 정비해야 한다”고 맞섰다.
서로 의견이 상충하자 영도구와 해수청은 최근 합동 현장 확인과 실무 협의를 거쳤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결국 지난달 20일에야 영도구 부구청장 주재로 싱크홀 정비를 위한 회의를 열어 팽팽한 대립 끝에 영도구가 수리를 진행하는 것으로 잠정 결정됐다. 이상길 영도구 부구청장은 “앞으로도 해수부와 함께해야 할 사업이 많다. (그래서 양보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싱크홀 사고가 난 곳은 1970년 대선조선이 공유수면을 매립해 만든 부두로, 이후에도 소규모 수산물 공판장이 열리는 공간 등으로 사용됐다. 사고 발생 지점은 부두 내 도로인데, 평소에도 적재물과 차량이 오가는 곳이다.
영도구의회 김기탁 부의장은 “양 기관이 책임 소재를 정하느라 시간만 허비했다. 만에 하나 추가로 안전사고라도 나면 어떻게 했을지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