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한 초등학교 교직원들이 등교 시간에 외국어 인사로 학생들을 맞으면서 활기찬 학교 분위기를 만들어 눈길을 끈다.

“오하요 고자이마스.” 매일 오전 8시10분 동래구 명륜초등학교 교문 앞에서는 여느 학교와는 다른 모습이 펼쳐진다. 황명숙 명륜초 교장은 매일 등교가 시작되면 손을 흔들며 간단한 외국어 인사로 학생들을 반긴다.

명륜초가 다문화언어 연구학교로 지정되면서 생긴 변화다. 다음 달 인사는 베트남어인 ‘씬 짜오’로 인사한다. 그다음은 중국어, 스페인어 차례다. 이 학교는 매달 다른 나라 인사말로 아침을 열 계획이다.

황 교장은 “우리 학교 앞은 교통 체계가 복잡해서 등굣길에 아이들 안전이 걱정되고, 무엇보다 아침에 서로 인사하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그래서 나부터 하자는 생각으로 등교인사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학교는 정원이 1300명으로 과밀 학급 상태여서 어려운 점도 있지만, 아침마다 나누는 인사로 좀더 밝은 학교 분위기를 만들어갈 수 있어서 앞으로도 계속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아침 인사 덕분에 학교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학생들은 “교장 선생님이다”며 달려와 반갑게 손을 흔든다. 친구와 외국어로 인사를 나눈 학생들은 웃음을 띠고 교정에 들어선다. 저학년 자녀를 데려다주러 온 학부모도 “하루의 시작부터 서로 반갑게 인사하니 종일 기분이 좋다. 아이가 더 밝아졌고 친구와도 이전보다 잘 지낸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 학교는 아침인사와 더불어 이번 주부터 미세먼지가 심하지 않는 날을 아침 걷기 운동의 날로 정하기도 했다. 방송교육이 있는 매주 월요일은 제외하고 화요일 6학년, 수요일 5학년, 목요일 3, 4학년, 금요일 1, 2학년이 오전 8시 20~40분까지 자신의 체력에 따라 운동장을 걷는다. 황 교장도 아침 인사 후 아이들과 걷기 운동을 함께할 계획이다.

명륜초는 학령인구 감소에도 학급당 학생 수가 33.3명으로, 부산의 대표적인 과밀 학급으로 운영되고 있다.

부산의 초등학교 학급당 평균 학생 수 20.4명(동래구 21.9명)보다 12명가량 많아 교사 1인당 담당 학생 수도 28.9명(부산 평균 17.2명, 동래구 19.0명)에 달한다. 학년별 학급 수도 7, 8개 반으로 편성돼 있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