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영도대교 부재는 예산탓 방치
- “문화재적 가치 활용안 마련해야”
부산시가 부산 최초 고가도로인 자성고가교를 철거하고 남은 자재로 기념 시설물을 설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옛 영도대교 철거 후 남은 자재를 박물관에 보존한다는 계획은 10년째 공전하고 있어 논란이 인다.
부산시는 현재 철거 중인 자성고가교에서 나오는 자재를 활용한 기념 시설물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오거돈 시장이 최근 철거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부산 첫 고가교인 자성고가교의 역사를 기념할 만한 시설물을 만들 것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자성 2교(자성교차로~범일교차로)와 자성 3교(범일교차로~부두삼거리)를 철거하고 남은 자재는 전량 반출됐으며, 자성 1교(좌천삼거리~부산진시장) 교각은 남아 있는 상태다.
시 도로정비과 관계자는 “교각 기둥을 뜯고 파쇄한 철근 및 콘크리트를 활용한 새로운 조형물을 만들지, 교각을 그대로 남겨둘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2014년 국내 최초의 고가도로인 아현고가도로를 철거한 후 잔존교각 일부를 남겨뒀다. 도시의 옛 모습을 간직해 시민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공공미술’의 기능을 하고 있다.
시는 이와 함께 자성고가교 명판을 시립박물관에 보존하기로 했다. 시립박물관에는 자성고가교 명판 외에 직할시 승격 기념탑 등 부산 역사와 관련한 다양한 유물을 수집해 관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10년 철거된 옛 영도대교의 부재들은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한 채 창고에 방치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영도대교 부재들은 철거 이후 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금정구 오륜대 배수장 창고에 보관(국제신문 2016년 5월 27일 자 7면 보도)돼 있다.
영도대교는 2006년 시 문화재로 등록돼 그 부재 또한 문화재적 가치를 갖고 있다. 시는 철거 당시 영도대교 전시관을 마련해 부재를 보존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롯데그룹이 전시관 비용을 부담할 수 없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시가 패소함에 따라 교량박물관을 건립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박물관 건립비가 190억 원에 달해 엄두를 못 내고 있다. 2014년에는 박물관 건립 관련 용역비 3억 원을 신청했지만 반영되지 않았고, 이후에는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박물관을 지을 장소도 사라졌다. 애초 계획했던 유휴 부지에는 롯데백화점 광복점의 배후 도로가 개설됐고, 대안으로 나왔던 자갈치시장 인근 부지도 주차장으로 개발됐다. 시 관계자는 “철거 담당 부서가 활용 방안까지 마련해야 해 논의가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