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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적정도시로 <5> 도시 현실 진단- 그린벨트

GB총량 이미 90%(추진·검토중인 구역 포함) 소진…‘산단 지상주의’와 작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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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1년 지역 405.505㎢ 지정
- 2000년대 기장군 해제 봇물
- 정관신도시·장안산단 등 조성
- 강서 해제 10곳 중 9곳에 산단

- 市 산단 23개 완료, 12개 공사
- 일부 분양 저조에도 7개 계획
- GB는 존재만으로 고유한 역할
- 사회적 합의 통한 활용 고민을

개발제한구역. 그린벨트(Green Belt,GB)라고도 하며, 무질서한 도시 개발을 막고 자연 환경을 보전해 시민의 건전한 생활 환경을 조성하고자 도시 주변에 설정하는 구역을 말한다.

부산의 개발제한구역(이하 GB)은 2000년대 이후 끊임없이 해제됐다. 부산은 이를 통해 한때 심각했던 용지난을 해결하고 산업단지를 늘려 발전의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문제는 인구가 줄어드는 지금도 개발을 전제로 한 GB 해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기장군과 강서구에선 GB가 산업단지로, 신도시로 변하는 현장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곧 부산시가 풀 수 있는 GB 총량도 한계에 달할 전망이다.
   
■GB해제의 역사

부산에 GB가 처음 지정된 때는 1971년이다. 부산시의 설명을 종합하면 당시 부산의 개발제한구역은 405.505㎢로, 절반 가량인 202.853㎢가 기장군에 분포돼 있었다. 뒤이어 강서구 120.577㎢, 금정구 36.102㎢, 해운대구 26.055㎢ 순이었다.

부산에서 GB가 본격적으로 해제되기 시작한 때는 2002년부터다. 정부가 2000년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제정해 전국을 광역권으로 묶어 GB를 조정했기 때문이다. 부산에서는 GB 면적이 많았던 기장군에서 가장 먼저 해제됐다. 이전까지 원전 보호를 위해 GB로 묶였던 일광면, 장안읍 전체와 정관면 일부(85.32㎢)에 정부가 원전 시설 보호 목적이 소실되었다며 GB 해제를 결정한 것이다. 이후 이곳엔 정관신도시, 장안일반산업단지, 명례일반산업단지, 일광신도시 등이 잇따라 조성되면서 ‘개발의 아이콘’이 되었다. 기장에서는 이외에도 동부산관광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2005년 3.575㎢ GB가 추가 해제됐다.

기장만큼이나 뜨거운 지역은 강서구다. 1971년 이후 부산에서 해제된 GB는 모두 137.83㎢인데, 이 중 고리원전 주변과 이미 사람이 살고 있던 집단 취락지 124개소(16.568㎢)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강서구에 집중됐다. 특히 강서구는 2005년 화전지구 등지를 시작으로 2009년 가달지구, 2010년 국제산업물류도시 1단계, 2012년 에코델타시티, 2017년 명지예비지(명지국제신도시 2단계)까지 수 년에 한 차례씩 적게는 0.6㎢에서 많게는 10㎢씩 GB가 풀렸다.

부산대 정주철(도시공학과) 교수는 “GB해제 과정에서 부산의 개발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다”며 “아직도 GB가 해제된다는 것은 부산이 여전히 개발 중심이라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가 도시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자율적으로 GB를 해제할 수 있도록 GB해제 총량제를 도입했다. 0.3㎢ 이상 해제할 경우 국토부의 승인은 받아야 하지만 총량 내에서 해제 신청이 가능하다. 부산의 경우 2004년 ‘2020년 부산권 광역도시계획’을 수립하면서 총량이 43.24㎢로 결정됐고, 2009년 추가로 22.97㎢가 할당돼 전체 GB해제 총량은 66.21㎢로 늘어났다.

총량제 도입 이전에 해제된 고리원전 주변을 제외하더라도 지금까지 부산에는 약 52.2㎢의 GB가 풀렸다. 남은 것은 14㎢. 현재 부산시가 추진 중이거나 검토 중인 제2센텀 첨단산업단지(1.8㎢)와 연구개발특구(5.5㎢)를 포함하면 남는 GB는 7㎢ 수준이다. GB총량제가 도입된 지 약 15년 만에 90%를 소진한 셈이다. 그나마 시가 김해신공항 대신 가덕도 신공항 카드를 꺼내들면서 풀어야 할 GB가 당장은 줄어든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김해신공항으로 결정되었을 2017년 당시에는 공항 에어시티, 강동지구 같은 공항 주변에 개발 사업이 쏟아져 해제해야 하는 GB가 총량 한도를 넘어서자 시가 대책 마련에 나서기도 했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산단은 부족한걸까

부산시가 지금까지 해제한 GB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집단 취락 지역과 학교 신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데 쓰였다. 일부엔 주거지(신도시)와 상업시설(동부산관광단지)이 들어섰다. 특히 강서구에선 지금까지 소규모 집단 취락 지역을 제외하고 열 차례에 걸쳐 31㎢ GB가 해제됐는데, 이 중 명지국제신도시(1·2단계 합쳐 9.95㎢)를 제외한 9차례(21.05㎢)가 모두 산업단지로 바뀌었다.

부산시 자료(2018년 12월 기준)를 보면 부산에서 조성완료된 산업단지는 23개(28.56㎢)이고, 현재 12개(13.19㎢)가 조성 중이다. 계획 중인 산업단지도 7개(10.94㎢)에 이른다. 조성이 완료된 산업단지 중에선 모라첨단산단(분양률 83%)을 제외하고는 모두 분양됐으나 현재 분양 대상 중에서는 분양률이 10%가 되지않는 곳도 있다. 국제산업물류도시 1단계는 올해 말 준공 예정인데, 공급대상 497필지(3.18㎢)중 409필지(2.10㎢)만 분양됐으며, 오리산단은 당장 오는 6월 조성 사업이 완료되지만 84필지 중 겨우 7필지만 주인을 찾았다. 최근 경기 악화로 이미 분양된 산업단지 내에도 빈 공장이 속출해 향후 산단 분양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처장은 “GB는 녹지이자 완충지다. GB 내 삼림이 얼마나 푸르르냐도 중요하지만 GB는 무분별한 개발을 저지하는, 그 존재만으로도 고유한 역할이 있다는 관점에서 새롭게 봐야 한다”며 “이제 얼마 남지 않은 GB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활용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송이 박호걸 기자 songya@kookje.co.kr

공동기획: 국제신문 부산시의회

※ 이 취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 보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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